"당무감사위가 무슨 권리로 공천 배제하냐"
"당의 힘 분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있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27일 46명의 당협위원장에 대한 컷오프(공천배제)를 권고하겠다고 나서자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천 배제 권고는 월권행위"라며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 안팎에서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영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컷오프'에 대한 반발 조짐이 나오면서 향후 공천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남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혁신위는 혁신위대로, 당무감사위는 당무위대로, 지도부는 지도부대로 각각 자기주장만 하고 있다"며 "당무감사라는 것이 무슨 기준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당무감사위가 공천관리위원회에 보고를 하면 공관위가 다른 상황 등을 감안해 컷오프할 사람을 정하는 것이지 자기들이 무슨 권리로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것이냐"며 "그 자체가 월권"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역마다 다 사정이 다르고, 당무감사가 전부가 아니다"라며 "당무감사 결과를 공천에 활용할 수는 있겠지만 100% 공천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TK(대구·경북) 지역의 한 의원은 "하위권에 든 분들은 상당히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지난번 의원총회에서는 민주당처럼 컷오프보다는 패널티를 적용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냐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현역의원 숫자도 많지 않은데 그런 식으로 컷오프를 하면 당의 힘이 분산되거나 악화되는 것 아니냐"라며 "오히려 기회를 주면서 끌고 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총선 때 같이 총력을 쏟아붓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밝혔다.
컷오프보다는 어떻게 좋은 인재를 모셔 와 총선을 치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의 한 의원은 "물갈이 폭이 커질 경우 대체할 사람이 굉장히 유능하거나 뛰어난 사람이면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면 사람을 구하는 데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한 초선 의원은 "당무감사는 건강검진이라고 봐야 한다. 건강하다고 하면 자기 생활 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면 되는 것이고,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열심히 운동하고, 나쁜 생활 습관을 고치면 되는 것"이라며 "당에서 요구하는 것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은 결국 국가 정치에 도움이 되는 것을 요구할 것 아니냐"며 "거기에 맞춰가야 하고, 그러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53곳 당협 중 사고당협 39곳, 신규 임명된 당협 10곳를 제외한 204곳에 대한 당무감사 결과 46명의 당협위원장에 대해 당협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최고위에 권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컷오프 권고 비율은 22.5%다. 신 위원장은 다만 컷오프 권고 명단에 현역 의원이 얼마나 포함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당초 당무감사 1위를 기록한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신 위원장은 "점수가 낮은 분들 사이에서 불만이 나올 수 있고, 점수가 높은 분들은 너무 주목도를 높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이에 대해 "당무감사위에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현역-원외 1위 내정설이 보도된 이후 "당무감사위에 (내용 유출에 대해) 격렬한 항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개괄적인 내용 이외에는 밝힐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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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