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우 전 충북회장, 건설협회장 후보 사퇴
전국 시공평가 18위 계룡건설에 밀린 충북
대한건설협회 차기 회장 선거가 부정선거 의혹으로 얼룩지면서 충북 건설인들의 도전도 물거품이 됐다.
충북도회장을 지낸 윤현우 삼양건설 대표가 출사표를 던졌으나 김상수 현 회장의 선거개입 의혹으로 자진 사퇴했다.
김 회장의 지지를 받는 후보는 대전시회장을 지낸 한승구 계룡건설산업 대표로 알려져 자칫 충청권 내 건설업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윤 대표는 30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은 최소한의 중립을 지키지 않고, 저에게 예비후보 사퇴를 종용하며 다른 예비후보가 당선하도록 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했다"며 "사퇴 종용 문자도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이는 중앙회장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저의 후보 등록을 막으려는 중대한 선거방해 불법행위"라며 "김 회장은 그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윤 대표는 "짜인 각본에 의해 불공정하게 진행되는 선거에 계속 임하는 것은 모두에게 돌이키지 못할 상처만 남길 뿐"이라며 예비후보직을 내려놨다.
이로써 대한건설협회 29대 회장 선거는 나기선 고덕종합건설 대표(전 서울시회 회장)와 한승구 계룡건설산업 대표(전 대전시회장)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전국 157명 대의원 중 20%의 추천서를 받아 정식 후보로 등록하면 12월15일 대의원 투표로 당선자를 결정한다. 임기는 4년, 관리할 회원사는 1만3000여곳이다.
김상수 회장은 선거 개입 논란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지난 2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10월26일 선거 활동이 시작된 후 대의원에게 선거와 관련한 통화를 한 적이 없다"며 "선거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오해와 억측이 나오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회장이 운영하는 한림건설이 계룡건설산업과 공공 공사에 참여했다는 점에 대해선 "다른 건설사와 함께 수주하는 것은 일반화된 일"이라며 "그 업체와 공사를 많이 한 것도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룡건설산업은 대전에 본사를 둔 시공능력평가 18위의 종합건설업체다. 정부세종청사 1단계 건물과 세종 충남대학교병원, 충남도청 등을 지은 대전·세종·충남 건설업계의 맏형 격이다.
반면, 윤현우 대표가 운영하는 삼양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국 480위에 그쳤다. 토목·건축분야 평가액이 479억원으로 계룡건설산업(2조4033억원)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충북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원(5472억원)도 계룡건설산업의 22.8% 수준에 머문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한건설협회장은 시공능력으로 뽑는 자리가 아님에도 사세가 큰 계룡건설산업을 밀어주는 느낌이 짙다"며 "2017년~2020년 유주현 전 회장의 신한건설도 시공능력평가 683위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충북 건설업계를 홀대한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지역 경제계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비후보를 사퇴한 윤 대표는 청주 미원면 출신으로서 증평공고와 한밭대 토목과, 충북대 산업대학원 건설공학과를 졸업했다.
2015년부터 8년간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를 이끌었고, 현재는 민선 1~2기 충북체육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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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