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은 헌법상 우리 주민…좌시해선 안 돼"
"정쟁땐 잘 뭉치더니 탈북민 안전 결의안엔 기권"
일부 야당 의원 "찬성했는데 시스템 오류 발생"
국민의힘은 1일 '중국의 북한이탈주민 강제북송 중단 촉구 결의안'에 기권표를 던진 야당 의원 7명을 향해 "국민 안전을 지켜야 할 국회의원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쟁 사안에 투표할 때는 이탈표 없이 잘 뭉치더니 탈북민 안전을 지키는 결의안을 투표할 때는 기권이 7표나 나오는 현실에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북한 주민은 헌법상 우리 국민"이라며 "인간 생명권과 행복 추구권 관점에서 생각하더라도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은 국제 기준을 위반하는 인권 침해로, 민주주의에 몸담은 정치인이라면 결코 좌시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기권표를 던진 분들은 탈북민 북송 문제를 이념의 안경을 끼고 바라봤기 때문에 자유를 찾아서 나온 북한 이탈주민에 공감하기보다는 북한 정권에 공감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며 "세상에는 이념으로 재단해서는 안 되는 윤리적이고 보편적인 가치가 존재하는 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치적으로도 보편적 가치에 보수와 진보가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국민 통합을 이루고 민주주의를 견고히 만드는 초석이 된다"며 "외교적 측면에서도 북한 정권이나 중국 정부가 결의안이 만장일치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그 무게를 가볍게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권한 7명의 의원은 지금 북송을 앞두고 공포에 떨고 있을 탈북민들을 생각하며 어제 판단을 곰곰이 되새겨보라"고 덧붙였다.
북한 외교관 출신이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인 태영호 의원은 "유엔에서도 강제북송 중단 문제가 표결 없이 전원 합의로 통과되는데, 막상 대한민국 국회는 표결에 부쳤고, 7명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고 비판했다.
태 의원은 "기권한 의원들 면면을 보면 인권활동가 출신, 약자의 인권을 위해 활동한다는 단체 출신, 약자 이익을 도모한다는 정당 출신 의원들"이라며 "왜 북한 인권 문제만 나오면 중국과 북한 김정은 정권 심기부터 살피나"라고 되물었다.
'중국의 북한 이탈주민 강제북송 중단 촉구 결의안'은 앞서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260명 중 찬성 253표, 기권 7표를 얻어 통과됐다.
표결에 참여한 이들 가운데 김정호·민형배·백혜련·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당 출신 윤미향 무소속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각각 기권표를 던졌다.
다만 이러한 국민의힘 주장에 대해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뉴시스에 "찬성 투표를 했는데 기권처리된 것"이라며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서 수정 요청을 했으나 전날 본회의 상황이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처리를 못했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