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위해 일해야 할 대구 중구의회 의원들이 각종 구설수에 올라 구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소속 의원 간 고발과 상표법 위반 혐의로 검찰 송치, 불법 수의계약으로 제명되는 등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1일 대구 중구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제295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에서 지자체와 수년간 불법 수의계약을 체결한 권경숙 전 구의원이 제명됐다.
권 의원은 지난 제8대 중구의회 임기 당시 자신과 자녀가 운영하는 업체 2곳을 통해 중구청과 17여건의 수의계약을 맺어 1000여만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지방자치법 위반인 줄 몰랐다"며 "언론보도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의원 신분으로서 반성하고 재발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으나,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유령회사 차려 구청과 수의계약 체결
중구의회 부의장인 배태숙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당선 후 수의계약이 제한받자, 타인 명의로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감사원의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배 의원의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을 조사한 결과 배 의원이 차명회사를 앞세워 중구청과 수의계약을 맺은 사실을 확인했다.
감사 결과 드러난 수의계약 목록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예비군 훈련장 홍보물 제작, 신축 청사 안내사인 제작, 의회 기념품 구입, 댄스의순정 축제 홍보 등 총 8건(1680여만원)이다.
◆모조품을판매해 검찰에 송치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16일 김효린 중구의회 의원이 모조품을 판매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경찰은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김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받아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 의원은 중구청 보조금 부정수급을 비롯한 상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김 의원은 "폐업 당시 단골에게 가품이라고 밝힌 후 헐값에 판매한 것과 관련해 익명으로 고발당해 조사받은 것이 내용의 전부"라며 "그마저도 상품으로 내놓은 것이 아니라 단골의 요청으로 판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중구의회 의원 간 고발전 양상
의회의 비공개회의를 개인 SNS로 10여분간 생중계한 김효린 의원은 윤리특별위원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김오성 중구의회 의장을 비롯한 사무과 직원 등을 '허위 공문서 작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김 의장 등이 본인에 대한 2번째 30일 출석정지 징계를 내리면서 징계요구서에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일어난 것처럼 적시했다는 이유다.
이에 윤리자문위원회에서 김효린 의원이 공개로 사과하는 선에서 사태를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고발 사실이 알려지며 징계 수위를 30일 출석정지 중징계로 선회했다.
◆주소지 옮겨 의원직 상실
이경숙 전 의원은 지난 4월10일 징계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어 징계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법원의 통지서가 중구의회 의장 앞으로 송달돼 이 의원의 주소지 이전 사실이 알려져 퇴직 처리됐다.
앞서 김효린 의원과 이경숙 전 의원은 지난 3월17일 구청 산하 도심재생문화재단과 성내3동행정복지센터의 회계서류를 밖으로 들고 나가 각각 출석정지 30일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중구의회 의원 개개인의 문제도 있지만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의회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전원 사퇴하고 재선출하는 것이 의회로서의 위상을 다시 회복하고 새 출발 하는 길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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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