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실종 ‘세종 빛 축제’ 점등식 “동네 잔치급 엉터리 행사”

초라한 불새 3마리 중 1마리 '금강' 추락…'참새 쇼' 전락
몰리는 인파에도 행사 관계자 부족… 곳곳 아찔 상황 연출

세종시가 지난 2일 이응다리에서 실시한 ‘세종 빛 축제’ 점등식 행사가 수준 이하라며 이날 이곳을 찾은 시민들의 비아냥을 듣고 있다.

당일 점등식을 본 시민 대부분은 ‘초라’하다 못해 ‘안쓰럽다’는 반응이며 특히 다리 위에서 열린 특성상 꼭 필요한 ‘안전’ 대책 등이 보이지 않았다.



점등식에선 초대 가수 공연을 시작으로 LED 미디어 퍼포먼스, 점등 퍼포먼스, 불새·레이저 쇼 등이 진행됐다.

행사는 이응다리 세종시청 방향 2층에 간이 무대를 만들어 이날 오후 6시부터 진행됐다. 문제는 무대 장소가 다리 위라는 특성상 좁아, 시민이 앉아볼 수 있는 자리를 뒤로 길게 깔았다.

최민호 시장과 시의원 등은 가장 앞자리에서 편하게 ‘행사’를 관람했겠지만, 중간 이후부터는 무대가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시민은 멀리서 행사를 눈이 아닌 소리로만 들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자녀와 함께 온 부모들은 아이가 조금이라도 행사를 볼 수 있게 목마를 태우거나 안고 있는 모습들이 목격됐다.

특히 가장 심각한 문제는 몰리는 인파에 대한 ‘안전’ 대책이 ‘전무’하다시피 해 곳곳에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야간,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는 상황에서 ‘야광 유도선’이나 곳곳에 있는 턱 높은 ‘계단’ 등 위험 요소가 곳곳에 있지만, 이를 안내하는 ‘행사 관계자’들은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또한 행사 중 뒤에 있던 시민들은 무대가 보이지 않자 대거 앞으로 나오면서 오도 가도 못했지만, 사회자의 “무대 근처에 인원이 밀집, 안전이 우려되고 있으니 무대 밖으로 흩어져 달라”라는 요청이 전부였다.

기대를 모았던 이응다리, 점등 퍼포먼스도 수준 이하라는 평을 들었다.

행사는 애초 1446명 시민이 1446m 이응다리에 둥글게 자리 잡고 점등 행사를 하기로 했으나, 관람객 대부분이 개막식 무대로 몰리면서 시작도 못했다. 행사 하이라이트인 ‘점등식’도 사회자 구호에 따라 “5, 4, 3, 2, 1”을 외쳤지만, 달라진 점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야심차게 준비한 ‘불새 쇼’는 안쓰러울 만큼 초라한 크기, 3마리가 하늘을 오고 갈 뿐 아무것도 없었다. 이마저도 1마리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금강 바닥에 떨어져 시민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미디어 파사드'도 세종시청사를 스크린으로 삼았지만, 면이 고르지 않고 거리가 멀어 선명도가 떨어졌다.

행사장은 찾은 시민 A씨는 “얼마 전 방문한 시골 오일장 행사보다 못한 엉터리 행사 수준이 동네 마을 잔치 급”이라며 “추운 날에 가족과 함께 왔는데 아이들에게 그저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시민 B씨는 “사람들이 무대 뒤에서 공연이 보이지 않자, 앞으로 대거 몰리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 됐지만, 이를 안내하는 관계자들은 보이지 않았다”며 “당시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아이와 함께 행사장을 급히 나왔다”고 전했다.

시민 C씨는 “불새 쇼를 보고 정말 어이가 없었으며 이런 것이 세종시 한계라고 생각 했고 불새가 아니라 ‘참새 쇼’ 아니냐”라며 “아이가 '아빠, 저게 끝이 아니죠’라고 묻는데 할 말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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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안철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