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최고위 앞둔 여 지도부·혁신위…'주류 희생' 놓고 갈등 고조

'희생 혁신안' 재보고 할 듯…'마지막 카드'도 만지작
지도부 총사퇴·비대위 전환 등 강경파 의견도 존재
지도부, '혁신위 배후론' 반격…"음습한 권력 싸움"
결국 '윤심'에 눈길…강승규 "윤, 혁신위 성공 바랄 것"

친윤(친윤석열계)·중진 등 주류 희생을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두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원회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도부는 결단을 내리기까지는 적절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혁신위는 현재 '김기현 체제'로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혁신위는 오는 7일 예정된 최고위원회에 '주류 희생 혁신안'을 보고하고, 안건 상정을 다시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전날 최고위에서 관련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지도부의 무관심 속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앞으로 혁신위의 압박 수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혁신위 내부에는 '마지막 카드'로 지도부 총사퇴와 비대위 전환을 요구해야 한다는 강경파들의 의견도 존재한다.

지난 10월 말 출범 이후 지금까지 지도부에 6호 안건까지 제안했지만, 받아 들여진 안건은 1호 혁신안 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1호 안건도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취소가 핵심이고, 인적 혁신과는 거리가 있다.

더군다나 희생 요구는 6호 안건으로 정식 제안하기 한 달 전부터 권고안으로 제시된 바 있다. 숙고할 충분한 시간을 줬다는 거다.

지도부가 희생 혁신안을 모른 채 하자 일각에서는 스스로 혁신을 거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초 혁신위 출범 취지도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참패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혁신위가 오는 24일로 예정된 임기를 채우지 않고 조기 해산하게 되면 지도부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는 이유다.

한 혁신위원은 통화에서 "지도부가 혁신위에 전권을 준다고 해놓고 사실상 진행된 게 없다"며 "제시할 수 있는 마지막 안을 꺼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지도부는 희생 요구를 제안한 다른 혁신안은 총선기획단에서 논의했고, 이후 출범할 공천관리위원회 등을 거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오히려 '혁신위 배후론'을 거론하면서 혁신 의도부터 흔들려는 취지의 발언도 나온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달 전으로 돌아가 보면 제일 큰 과제는 건전한 당정관계였다"며 "그 얘기는 하나도 없고 비대위 얘기가 나오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종의 음습한 권력 싸움 내지는 투쟁 도구나 수단으로 본인들이 이용당하고 있는 점은 없는지 생각해 볼 필요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공천과 관련된 논의는 공관위로 넘겨야 한다는 당내 기류도 읽힌다.

유상범 의원은 같은 날 오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혁신위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혁신위가 요구하는 것이 선인양 강조하면 요구에 응하는 사람들은 강요에 굴복하는 모습에 불과하고, 그건 국민들에게 어떠한 감동도 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화두는 던져져 있는 상태이고 공관위가 진행되면 그 부분은 지속적으로 언급될 것"이라며 "공천 과정에서 선거에 정말로 필요하다면 그런 부분이 충분히 고민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변수는 '윤심'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앞서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윤심'을 두고 장외에서 신경전을 벌이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지도부와 혁신위가) 갈등을 빚고 있다 하더라도 또 그게 갈등의 소지로 보인다 하더라도 결국은 한길로 가고 그것이 혁신위를 출발한 목적을 달성하는 쪽으로 가지 않겠나. 대통령도 그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혁신위원장이 혁신을 주장하는 톤이 국민들의 목소리에 더 가까이에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나 (싶다)"고도 했다. 이어 진행자가 '윤석열 대통령도 혁신위 성공을 바랄 것이라고 보나'라고 재차 묻자 "그렇게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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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