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지도부, '인요한 혁신안' 종합 보고…공관위로 결정 넘길 듯

"공천 관련 안건 의결권 없다…희생은 개인 결단"
이르면 이번 주 공관위 출범…"출범 늦추지 않아"
'김기현 사퇴론' 갑론을박…공관위 결정도 늦을듯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당 지도부·중진·친윤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을 비롯해 6차례에 걸쳐 제안한 혁신안을 종합 보고하고 활동을 마무리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르면 이번 주에 들어설 공천관리위원회에 혁신안을 넘겨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도부의 결단이 늦어지면서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관에서 최고위를 열고 혁신위로부터 혁신안을 보고받고 이를 논의한다.

혁신위는 ▲당내 통합을 위한 대사면(1호) ▲국회의원 특권 배제 등(2호) ▲청년 비례대표 50% 배치 등(3호) ▲전략공천 원천 배제 등(4호) ▲과학기술인 공천 확대 등(5호) ▲당내 주류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6호) 혁신안을 내놨다.

이날 지도부에는 6차례 제안된 혁신안들이 종합적으로 보고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1호 혁신안만 최고위에서 의결되면서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가 취소된 바 있다.

최고위는 '혁신안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안건으로 의결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당헌·당규상 최고위가 공천 관련 안건을 독자적으로 의결할 권한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6일 인요한 혁신위원장과의 회동에서 "최고위에서 의결할 사안이 있고 공관위나 선거 과정에서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할 일들이 있어서 지금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을 이해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고위가 혁신안을 의결할 권한이 없다. 최고위가 의결하는 순간 독립기관인 공관위를 압박하는 꼴"이라며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받아들이고 결단하는 주체는 최고위가 아닌 정치인 개인"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혁신안 반영을 결정하는 주체는 당 총선기획단과 공관위가 될 전망이다.

총선기획단은 앞서 혁신위가 제안한 '현역 국회의원 20% 공천 배제'를 넘어서는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천명하는 한편, 공천 후보자 서류 접수 때 '불체포특권 포기' 서명을 받겠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이르면 이번 주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당 지도부와 총선기획단이 밝힌 대로 통상 출범 시기보다 한 달 이른 이달 중순께, 늦어도 이달 말에는 구성을 완료해 후보들이 더 빠르게 선거운동에 나설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때 이달 28일 쌍특검(김건희 여사-대장동 희고 특검)법안 표결을 앞두고 공천 불만에 따른 이탈표를 단속하기 위해 공관위 출범을 이달 말로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일축했다. 김 대표도 최근 공관위원장 후보군을 단수로 좁히고, 대상자에게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도부를 비롯한 '희생 대상자'로 거론되는 이들의 결단이 늦어지고, 혁신위가 사실상 '빈손'으로 조기 해산하면서 당내에서 김 대표를 향한 비토 여론이 일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조기 공관위는 혁신위 시즌2 꼼수"라며 "김 대표의 제1과제는 윤석열 정부를 총선 과반 승리로 안정화하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김기현 체제로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표는 강서구 보궐선거 직후 사퇴했어야 했다"며 김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5선 중진 서병수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결기가 김 대표 당신에게 있냐고 묻지 않았던가"라며 "당 지도부는 혁신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는 사실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반면 대구 초선 김승수 의원은 의원 단체채팅방에 "중진이 소속 정당을 '좀비 정당'으로 폄훼하고, 위기 타개를 위한 지도부의 고심을 '꼼수'라고 매도하는데 어떻게 지지층을 설득하고 중도층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나"라며 "도를 넘는 내부 총질에 황당할 따름"이라고 반발했다.

김기현 1기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지낸 박대출 의원도 페이스북에 "합리적으로 강력한 대안 없이 지도부를 흔드는 것은 필패의 지름길"이라며 김 대표 사퇴론을 비판했다.

지도부가 혁신안 의결을 공관위로 넘기면서 이 같은 갑론을박 상황이 당 안팎에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추후 혁신안을 논의하게 될 공관위도 내부적으로 난상토론을 거칠 것으로 보이면서 혁신안 수용 여부가 빠르게 결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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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