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만원 전화사기 피해자가 모텔에 숨은 이유는?

충북 제천경찰서가 어디론가 잠적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자를 찾느라 한바탕 수색 소동을 벌였다.



4일 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피해자 A씨는 직장동료 B씨에게 "대포통장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게 될 것 같다"면서 연가를 신청한 뒤 퇴근했다.

A씨는 보이스피싱범에 속아 스마트폰으로 900만원 대출을 신청한 상태였다.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B씨는 경찰에 이를 신고한 뒤 경찰과 함께 퇴근한 A씨를 찾아 나섰다. "보이스피싱에 걸린 것 같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지만 A씨는 행방이 묘연했다.

경찰은 전화를 받지 않는 A씨를 찾기 위한 수색에 나섰고, 한참 만에 제천 시내 모텔에서 A씨의 승용차를 발견했다.

A씨는 '대포통장 때문에 구속될 수 있으니 당분간 집을 떠나라'는 보이스피싱범의 말에 따라 모텔에 투숙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모텔에 투숙하게 하는 것은 주변인과의 연락이나 만남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한 수법"이라면서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제천경찰서 임경호 서장은 이날 B씨에게 감사장을, 신속한 수색과 조치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경찰관 2명에게 각각 표창장을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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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