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약속받은 최윤길 전 시의장에게는 징역 5년 구형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 뇌물 혐의 사건 관련 검찰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11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김만배 씨에게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김씨의 청탁으로 대장동 개발사업을 돕는 대가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으로부터 40억원대 금품을 약속받은 혐의(부정처사후수뢰)로 기소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오랜 시간 법정에서 심리하며 확인된 바와 같이 피고인은 미리 수익 분배를 논의했다"며 "피고인은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위해 권한을 남용했고, 이를 시민들을 위해 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대장동 개발수입은 오로지 화천대유에만 귀속돼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이날 최후변론에서 "청탁 및 부정행위가 없었으며 이 과정에서 김씨가 최 전 의장에게 대가지급을 약속한 적도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씨 측 변호인은 별도 PPT 발표를 통해 "피고인은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 주체가 아니었고 청탁의 주체도 아니다"며 "최윤길은 이미 민간사업자들이 공사설립에 찬성하기 전부터 공사설립에 찬성해 대가지급을 약속할 이유도 대가지급을 요구한 바도 없다"고 변론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최윤길을 채용한 것은 사업준공에 필요한 대관업무, 대민업무를 위해서"라며 "피고인이 사후에 사업 주체로 참여해 큰 이익을 얻은 것은 최윤길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화천대유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최윤길 의장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거나 그 대가로 뇌물을 주려고 한 적이 없고, 최 전 의장이 그 요청에 응하거나 받을 분도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대장동 공사가 완료된 뒤 준공검사가 계속 연기되는 상황 속 금전 손실을 줄이기 위해 대관, 대민업무 적임자라고 생각된 최 전 의장을 채용한 것뿐"이라며 "제 욕심과 잘못된 언어습관 등으로 인해 생긴 오해로 최 전 의장이 장기간 재판을 받게 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최 전 의장은 "김만배씨는 조례안 의결 전까지 공사설립이 되면 주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반대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공사설립을 대가로) 협약이 있었다는 검찰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또 화천대유 설립은 의장 퇴임 1년 뒤인데 조례안 통과 시 존재하지도 않는 회사와 어떤 약속을 할 수 있겠느냐. 억울한 입장을 헤아려 달라"고 주장했다.
최 전 의장은 2012년 3월 화천대유 실질 운영자인 김만배씨로부터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켜달라’는 청탁을 받고 주민 동원 등 부정한 행위를 통해 조례 통과를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주민 수십 명을 동원해 시의회 회의장 밖에서 조례안 통과를 위한 시위를 하도록 주도하는 등 부정한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례안 관련 전자투표 집계 결과 의결정족수 미달로 안건이 부결됐음에도 투표 기계가 고장 났다고 허위로 주장하면서 거수방식으로 재투표를 해 ‘일사 부재의’ 등 표결 원칙에 반해 조례안을 통과시킨 혐의도 있다.
최 전 의장은 의장직에서 물러난 뒤 2021년 2월께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채용되면서 40억원의 성과급과 연봉 8400만원 지급 약속을 받고 그해 11월까지 급여 등 명목으로 8000만원을 수령한 혐의도 받는다.
이 사건 선고는 다음 달 14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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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