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들여 덥석 매입한 '혐오시설'…충주시, 활용 '깜깜'

악취민원 서충주 화학공장·숯가마…"원점서 재검토"

충북 충주시가 악취 민원을 이유로 수십억원을 들여 매입한 사유시설을 수년째 방치하는 등 재산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12일 충주시에 따르면 시는 2020년 금가면 숯가마와 서충주신도시 LCD(액정표시장치) 보호필름 공장 터를 각각 26억원과 70억원에 샀다.

인근 주민들의 악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정주여건 개선 사업이었다. 그러나 4년째에 접어든 올해까지 LCD 보호필름 공장 터는 나대지로 방치하고 있다.

시는 이 공장 터에 서충주신도시 입주 기업 노동자들을 위한 근로자복합문화센터를 짓겠다고 했다가 지방재정심사를 통과하지 못하자 공장 건물을 이용해 2층 규모의 서충주세대공감센터 건립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구조안전 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안전진단 결과 보강공사에 20억 원이나 드는 것으로 나오자 사업추진을 중단했다. 시는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숯가마를 철거한 9486㎡ 부지에는 34억원을 들여 '금가 달숯정원'을 만들었다. 카페 용도의 건물과 수변정원, 주차장 등을 갖췄다.

지난해 12월 준공한 뒤 시설을 맡아 운영할 민간위탁 사업자 공모를 두 차례 진행했으나 나서는 이는 없었다.

달숯정원 건물과 시설 유지관리를 전담하면서 330㎡ 규모 식음료 판매 업소를 운영하는 조건이었다. 운영 수익금을 시와 수탁자가 3대7로 나누고 시설관리 비용 등은 수탁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지난해 민간위탁 사업자 공모에서 1개 업체가 응모했었으나 계약을 포기했다. 카페 운영 수입만으로 시설 관리 비용까지 부담하면 남는 것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는 지난 8일 3차 공고를 냈다. 건축물 용도에 식음료와 함께 바비큐를 추가하고 시설 관리 비용 부담 비율을 일부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사업성이 떨어져 민간위탁 희망자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바비큐 업종을 추가한 것"이라면서 "시는 금가 달숯정원을 장자늪 카누체험장, 중앙탑, 국토종주 자전거길 등과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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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