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억원 위자료 지급 판결…상속 지분 따라 손배액 달라져
피해자 유족 "생전 부친 고통 컸다…일본에 사과 받아야 마땅"
일제에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유족들이 전범 기업에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다.
광주지법 제14민사부(재판장 나경 부장판사)는 15일 별관 206호 법정에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 14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인 미쓰비시는 원고(피해자)들에게 위자료 총 6억 9974만 2805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원고인 유족들은 일제 강점기 동원 피해자들의 배우자·자녀·조카 등이다. 강제동원 피해자가 받아야 할 위자료의 상속 지분에 따라 원고 3명은 각기 1억 원씩, 나머지 원고들은 1904만 7619만~8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받게 됐다.
이들 유족은 1942년부터 1944년 사이 미쓰비시중공업 산하 나고야·도쿄도 항공기제작소, 고베 조선소 등지에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으로서 미쓰비시중공업이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소송에 나섰다.
당초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2019년 4월 당시 원고는 유일한 강제동원 피해 당사자인 고 이영숙 할머니를 비롯해 12명이었다.
그러나 이 할머니가 소 제기 석 달여 만인 2019년 7월 별세하면서 할머니의 유족들이 원고 지위를 이어받았으며, 일부 유족은 소를 취하했다.
이후 재판은 국제 송달로 보낸 소송 서류를 일본 정부가 미쓰비시중공업에 전달하는 데에만 1년이 걸리는 등 4년 넘게 공전했다.
나고야 항공기제작소로 강제동원돼 부상을 입고 귀국했던 피해자 유족은 일본의 진정한 사죄를 촉구했다.
고 양의묵씨의 아들인 양재영씨는 판결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일본에게 사과를 받아야 마땅하다. 생전의 아버지께서는 몸이 불편하셔서 농사를 지으시면서도 너무나 고통받으셨다"고 소회를 밝혔다.
원고 측 법률대리인 김정희 변호사는 "소송 과정에서 원고 한 분인 이영숙 할머니께서 작고하셨다. 4년 넘게 진행된 재판에서 재판부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1억 원을 기준으로 상속 지분에 따라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취지로 승소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재판 절차는 계속 진행되는데 일본 측의 비협조로 송달조차 되지 않아 재판이 지연되고 있다. 우리 대법원의 확고한 판례가 있어 다른 강제동원 피해자들 대부분 승소하리라고 본다"고 했다.
또 "우리 정부가 원고들이 그토록 원한 사죄는 (일본에) 요구하지 않고 명예회복 조처 없이 금전배상부터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의 추가 조치는 없는 상황이다. 일본에게 잔의 나머지 절반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해 물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2월 현재까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각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은 총 63건이다. 2018년 대법원 첫 원고 승소 이래 총 12건의 확정 판결이 내려졌는데 법원은 모두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피해자 기준 63명이 승소했다.
대법원에는 1건이 계류 중이다. 항소심 재판 중인 손해배상 소송은 8건(서울 6건·광주 2건)이다. 나머지 42건(서울 29건·광주 13건)은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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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