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최근 여론조사서 1년 만에 국힘에 지지율 역전
공천 갈등에 지지율 하락…총선 패배 우려 쏟아져
4·10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사천 논란으로 공천 갈등이 격화하면서 민심이반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당내 공천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이대로는 총선 패배가 우려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3일까지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은 43.5%, 민주당은 39.5%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조사보다 4.4%p 상승했고, 민주당은 0.7%p 하락했다. 국민의힘이 지난 2월2주차에 이어 다시 한번 40%대로 올라섰고, 민주당은 지난해 2월 3주차(39.9%) 이후 처음으로 30%대로 내려왔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지지율을 역전당한 것은 지난해 2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기간 이후 처음이다.
민주당은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 파동의 영향으로 지지율 하락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당내에서는 현역 평가 '하위 20%' 통보를 시작으로 비명(비이재명)계 공천 학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또한 공천 결과에 반발한 비명계 현역 의원의 탈당 선언이 이어지는 등 공천을 둘러싼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공천 파동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명계 송갑석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천 파동에 대해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아예 뒤집힌 운동장 같은 느낌"이라며 "단수공천된 현역 51명 가운데 지도부나 당직자가 아닌 사람은 6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도저히 질 수 없는 선거였는데 지금은 지려고 애를 쓰는 정당처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남아 있는 지역구라도 최선의 경쟁력을 중심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고 그 과정에서 공정성을 보장해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라디오에서 당내 공천 갈등에 대해 "이렇게 공천 갈등이 심각한 때가 있었나 하는 정도"라며 "계파 갈등으로 보여지는 이 갈등 국면이 실제로 국민들한테도 굉장히 위험한 수위까지 와 있는 게 현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선거에서 1~2% 차이로 승패가 갈린다. 당 지지율 하락은 지역에서 뛰는 사람들에게 타격이 크다"며 "반등할 요인도 딱히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최근 지지율 하락에 대한 고심하고 있다. 당 지도부는 지난 23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관련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선 당내 공천 갈등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고 있으며, 여론조사 지지율 하락세 등 총선을 앞두고 각종 지표가 나빠진 데 대한 우려가 나왔다. 또 이 같은 상황을 조기 수습하지 않으면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취지의 보고가 있었다고 전해졌다.
공천 과정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드는 3월 초부터 반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공천 잡음은 없을 수 없다. 국민의힘 보다 크냐 작냐의 차이"라며 "공천이 일정 정도 마무리되면 지지율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은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당 지지율 하락에 대한 질문에 "공천은 결국 결과로 판단되는 것이기에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여론은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미 민주당 공천이 국민의힘 사천과 '이렇게 다르구나'라는 이해의 과정이 시작되고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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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