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공석 50일…대통령실 오동운·이명순 두고 고심

이명순…지명시 尹 인연 도마에
판사 출신 오동운…수사력 지적

김진욱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퇴임한 지 9일로 50일째인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후임 공수처장 후보자 지명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오동운(55·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이명순(59·22기) 변호사를 윤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윤 대통령은 오 변호사와 이 변호사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7일 "공수처장은 청문직이기 때문에 인사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수처장은 공수처 차장을 대통령에게 추천할 수 있다. 공수처 검사 인사에 관여하는 위원회 위원장도 맡는다. 수사 최종 책임자를 넘어 조직 구성에 깊숙이 관여하는 위치다.

차장검사 출신 이 변호사는 1996년 검사 생활을 시작해 2017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검찰 재직 기간 동안 대검찰청 형사1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장,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등을 거쳤다.

그는 2003년 불법 정치자금 수사팀에서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따라서 이 변호사가 공수처장 후보자로 지명되면 윤 대통령과의 친분이 주요 질의 안건이 될 수 있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윤 대통령과 친소 관계 질문을 받았다.

부장판사 출신 오 변호사는 1998년 법복을 입고 서울중앙지법 판사, 헌법재판소 파견 등을 거친 정통 법관이다. 후보추천위는 오 변호사를 최종 후보로 우선 낙점하고, 다른 후보자 합의에 이르지 못해 공전한 바 있다.

오 변호사는 수사 경력 부족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김 전 처장의 1기 지휘부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수사 경험을 갖춘 지도부 필요성이 제기됐다. '판사 출신 처장, 검사 출신 차장' 주장도 나온다.

그는 성폭력 사건을 맡아 미성년자 피해자 증인신문 및 위법수집 증거 주장을 해 논란이 됐다. 오 변호사는 "미성년 피해자 증인신문 미실시는 같은 쟁점인 별도 사건에서 위헌 결정이 내려졌다. 위법수집 증거 주장도 법리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최종 후보를 낙점하면 국회는 인사청문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임명동의안 제출 20일 내로 국회는 인사청문을 마쳐야 한다. 만약 국회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하면 10일 내로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구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임명이 가능하다.

새 공수처장은 국방부의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 감사원의 표적감사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라는 짐을 지게 된다. 이 외에도 기존에 진행 중인 뇌물 혐의 경무관 사건 등 현안도 많다. 검찰 등 타 수사기관과의 관계 재설정도 필요하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