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카메라 뜯어 과수원에 묻은 택시기사…징역 1년6월

범행 부인…관련 증거 토대로 유죄 인정

과속 단속카메라를 뜯어 지인 밭에다 파묻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택시기사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방법원 형사2단독 배구민 부장판사는 13일 공용물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된 A(50대)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12일 오후 7시부터 13일 오전 7시 사이 서귀포시 색달동 중산간도로에 설치된 이동식 과속 단속카메라를 훔쳐 밭에 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카메라는 제한속도 시속 80㎞ 단속하는 무인 단속 장비다. 당일 제주도자치경찰단이 설치한 것이다.

A씨는 도자치경찰단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단속 카메라를 보관하는 철제 박스를 훼손하고 카메라와 삼각대, 보조배터리 등 총 2950만원 상당의 장비를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도자치경찰단의 신고를 접수한 서귀포경찰서는 범행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K5 택시를 모는 A씨의 범행을 포착했다.

경찰은 범행 이후 A씨가 인근 과수원으로 이동해 1시간가량 머문 상황을 토대로 훔친 카메라를 땅에 묻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10월19일 오후 A씨를 임의동행한 상태로 과수원을 수색, 매장된 카메라를 발견하고 현장에서 긴급체포했다.

A씨는 법정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당시 손님을 태우기 위해 운행하다가 호출이 취소되자 휴식을 취하려고 길가에 정차한 것이고 다음 날 오전 한 손님을 태운 뒤 마침 동생의 과수원이 근처에 있어 둘러봤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피고인(A씨)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으나 관련 증거를 토대로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지난 1월3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죄를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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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