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던 집이 안팔려서"…아파트 입주율 72% 그쳐

지난달 수분양자 미입주 사유
기존 주택매각 지연 50% 1위
잔금대출 미확보 23.2%, 세입자 미확보 16.1%

"꾸준히 집을 보러 오긴 하는데 아직 매매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어요"

올해 여름 수도권의 한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있는 A씨는 기존에 살던 집을 내놨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걱정이 많다.



기존 주택을 처분해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제때 집이 팔리지 않을까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A씨는 "한두 달 정도만 더 있다가 그때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으면 호가를 낮춰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올해 들어서도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새 아파트 입주율이 7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에는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수분양자 중 절반이 기존주택을 매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72%에 그쳤다. 수도권은 83.1%로 그나마 나았지만, 지방 중소도시는 68.2%에 불과했다.

지난달 수분양자의 미입주 사유를 보면 '기존 주택매각 지연'이 50%를 차지했고, 잔금대출 미확보(23.2%), 세입자 미확보(16.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주산연 노희순 연구위원은 "고금리와 스트레스 DSR 시행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 등으로 아파트 매매시장이 위축되면서 재고 주택 거래가 침체되고 있다"며 "주택공급 감소로 인한 전셋값 상승으로 세입자 확보 역시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월 2575건, 2월 2263건 등으로 2000건대를 넘겼지만, 집값 하락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1년 초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또 고금리와 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 등으로 매수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3월 아파트 입주 시장은 1~2월보다는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주산연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달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전국적으로 1.3포인트(p) 상승한 79.0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인 서울은 5.4p(79.4→84.8), 인천 7.4p(64.0→71.4), 경기 10.4p(75.7→86.1) 등으로 모두 대폭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입주시장 전망이 다소 개선된 것은 신생아 특례 대출과 보금자리론, 청약시 부부간 중복 청약 가능 등 정부가 시행한 출산·혼인 가구 대상 핀셋 정책의 영향으로 보인다.

다만, 노 연구위원은 "정책 수혜 대상 가구가 한정적이고, 스트레스 DSR로 인한 대출 규제 강화, 미분양 주택 증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침체된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많은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며 "이에 따라 입주 전망이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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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