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총선 8일 앞두고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 도발

2일 오전 동해상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 1발 발사
1월 IRBM 발사와 비슷…신형 탄도미사일 시험 지속
4·10 총선 8일 앞두고 도발 감행…총선 개입 목적도
북, 태양절 등 주요 정치 일정 앞두고 추가도발 가능성

북한이 보름 만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 이번 미사일이 중거리급으로 확인되면서, 지난 1월 신형 IRBM 시험 발사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오늘(2일) 오전 6시 53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비행체 1발을 포착했다.



이날 미사일 비행시간은 10분 이내로 추정된다. 함경북도 앞바다의 무인도 '알섬' 방향으로 600여㎞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거리 상으로 보면 단거리탄도미사일과 비슷하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이날 미사일에 탑재된 추진체 힘을 봤을 때, 중거리급 탄도미사일로 판단했다. 탄도미사일의 단 분리는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알섬 북동쪽 방향으로 더 날아간 것으로 보인다"며 "더 날아가면 러시아에 달할 수 있어 의도적으로 거리를 조절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지난 3월 18일 이후 15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수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군 당국은 이번 도발이 올 1월 중순 고체연료를 이용한 신형 IRBM 시험발사의 연장선일 수 있다는데 가능성을 열어두고 분석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오늘 미사일은 지난 1월 발사한 중거리탄도미사일 양상과 비슷하다"고 했다.

북한은 3월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중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에 사용할 고체연료 엔진의 지상분출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 발사에 이 당시 시험한 고체연료 엔진이 탑재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올 1월 14일 오후 2시 55분경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1발을 쐈다. 이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 상에 탄착했다.

다음날인 1월 15일 북한은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한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와 달리 연료 주입 과정이 없기 때문에 신속한 발사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액체에 비해 사거리 또한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짧은 준비 시간과 함께 사거리도 긴 고체연료 IRBM을 개발한다면 우리 뿐만 아니라 미 측에게도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도발이 4월 10일 열리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8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이 국내 정치지형을 유리하게 끌고가기 위해 개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신원식 국방부장관은 지난달 18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은 총선에 개입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많고 승산이 있을 때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가 감행된 날이기도 하다.

북한은 이달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 '태양절',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기념일 등 주요 정치일정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하거나, 2차 군사정찰위성을 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앞으로 미사일도 추가 발사나 동창리에서의 우주발사체 발사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있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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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