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직후 임시국회서 재정준칙 논의 가능성
"임시국회 열리더라도 의결정족수 미달 많아"
22대 총선이 임박한 가운데, 21대 국회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재정준칙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국회에 따르면 총선 이후 여야는 비쟁점법안 처리를 위한 21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 개회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21대 국회에서 의결되지 못한 법안들 중 이견이 없는 법안들을 모아서 처리하기 위해서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국가재정법 개정안이 처리될 것을 희망하고 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폭 3% 이내 유지 법제화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함부로 재정을 쓰지 못하도록 기준점을 정해둔다는 취지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선거가 끝나고 나면 비쟁점 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가 한 번 쯤은 열렸다"며 "이때 처리된다고 확언할 수는 없으나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재정준칙을 법제화를 강조하는 배경으로는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채무가 있다. 정부는 올해 지출증가율을 역대 최저수준인 2.8%로 묶었으나 나라빚은 오히려 증가했다. 올해 국가채무는 1195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는 61조4000억원 늘어나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1.0%로 지난해보다 0.6%포인트(p) 상승하게 된다.
올해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 적자 규모는 44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1조3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나라의 실제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33조4000억원 늘어난 91조6000억원으로 치솟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재정준칙이 실제 국회 처리 가능성은 희박하다.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관계자는 "재정준칙 통과 여부에 대한 얘기는 금시초문"이라며 "선거 이후에 더불어민주당에서 굳이 법안을 의결해줄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당 관계자는 "재정준칙은 쟁점이 많은 법안이라 21대 국회에서 통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임시국회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컷오프되거나 낙선한 의원들이 나오지 않아 의결정족수가 미달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말로만 건전재정을 표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윤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건전재정을 표방해왔으나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재정준칙을 2년 연속 지키지 못했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있엇도 민생토론회 등을 통해 발표한 각종 재정지원 및 감세 정책, 여야가 쏟아낸 공약들을 소화할 경우 내년에도 재정준칙을 지키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예산을 짤 때는 세입여건 자체가 안 좋았기 때문에 총지출 증가율을 역대 최저인 2.8%로 묶었지만 재정준칙을 지키기 어려웠다"면서도 "내년 목표를 아직 말하기는 어려우나 중기재정목표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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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