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유권자들 오전부터 투표행렬…한표 행사
고3학생 "폴더인사와 큰절 기억 절대 잊지 말라"
95세 할머니 "투표로 국민들의 무서움 보여줘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본투표가 치러지는 10일 생애 첫 투표를 경험하는 고등학생부터 95세 어르신까지 자신들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세종시 종촌동 제1투표소에서 생애 첫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칸에서 벗어나면 무효표가 된다고 해서 '조준' 잘하고 꾹 눌렀어요"라며 첫 투표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 학생은 "생각보다 많이 떨렸어요. 학교에서 하는 선거랑은 수준이 틀려요. 큰일을 마쳤고 내일 친구들에게 참정권을 행사한 소감을 얘기해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후보를 어떻게 선택했냐'는 질문에는 "부모님께 물어도 보고 친구들과 얘기도 하면서 신중히 선택했다. 집으로 배달 온 공보물도 자세히 살펴봤다"며 "어제(9일)부터 페이스북과 신문에 난 후보들을 검색해 보고 잘할 것 같은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묻자 "꼭, 꼭 당부하는데 90도 폴더 인사하고 큰절했던 선거운동 기억 절대 잊지 말고 어떤 후보가 될지는 모르지만 선거운동 때 처럼만 해달라"며 "내가 뽑은 국회의원이 높으신 분이 아닌 내 주위에서 고민 들어주는 동네 아저씨 같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첫 경험을 남겨야 한다며 함께 가족들과 투표소 밖에서 인증사진을 찍었다.
올해 95세인 박판순 어르신도 소중한 한 표 행사를 위해 70세가 넘은 아들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았다.
그는 "내가 1930년 5월에 태어나 성인이 되고 지금까지 (투표를)빼 먹은 적이 없고 이번에도 내가 가지고 있는 국민의 권리를 표로 행사하기 위해 왔다"며 "평소 국민을 위해 진짜 봉사하고 잘할 것 같은 후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 나이도 투표하는데 귀찮고 나 하나 정도 뭐 어때, 참정권 포기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그러지 말라고 하고 싶다"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꼭 투표 해서 표를 가진 국민의 무서움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세종시 종촌동과 고운동에 마련된 투표소 4곳을 돌아보니 투표를 위해 줄을 서는 등 모습은 목격되지 않은 비교적 한산했다.
선거일이 휴일인 관계로 투표를 마치고 바로 야외 나들이를 가는 듯 등산복과 골프복을 입은 유권자들이 보였다.
40대 부부 유권자는 "아이들이 차에 타고 있어 바로 태안으로 꽃게를 먹으러 1박 2일 떠날 것"이라며 "여행을 가더라도 투표하고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일찍 하고 간다"고 말했다.
투표소 관계자는 "사전투표 때와 비교하면 아직 한산한 편이며 이른 시간이라 사람들이 적은 것 같다"며 "점심시간 이후와 오후 6시 직전 사람들이 대체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세종시에서는 총 85곳 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세종 선거구는 총 2곳으로 갑 2명, 을 5명으로 총 7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세종 선거 인수는 30만1297명으로 4년 전 총선(26만3388명) 때와 비교하면 3만7909명이 늘었다. 이 가운데 지난 5~6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 11만888명(36.80%)이 투표를 마치며 전국에서 네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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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안철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