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성국·野 백승아' 국회 입성한 초등교사…교권보호 입김 세질 듯

교권보호 분위기 힘입어 여야 우선 인재 영입
현직 교사 출마 어려워 교사 국회의원도 생소
교육위 배치돼 교권보호 정책 입법 나설 전망

22대 총선에서 초등교사 출신 국회의원이 다수 배출되면서 향후 교권보호 정책과 입법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교단의 거부감이 큰 늘봄학교 관련 법 논의에서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초등교사 출신으로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냈던 정성국 국민의힘 부산진구갑 후보와 백승아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는 모두 당선됐다.



정 후보는 부산진구갑에서 52.78%를 얻어 부산진구청장 출신 서은숙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5.57%포인트(P), 5933표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백 후보는 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3번을 받아 처음부터 당선이 유력했다.

그간 국회에선 교사 출신 의원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21대 국회에선 중등교사 출신인 강민정 민주당 의원이 사실상 유일하다시피 했다. 현재 교사가 정당에 가입하고 출마하려면 사표를 내야 하는 풍토가 거론됐다.

여야가 초등교사 출신 후보를 앞다퉈 영입하고 당선권에 배치한 배경으론 지난해 하반기 큰 파장을 부른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을 빼놓을 수 없다. 두 후보도 교권 보호와 교사 정체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 후보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1호 영입 인재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과 국가교육위원회 위원 직책을 내려 놓고 선거에 출마했다. 2022년에 75년만 첫 초등교사 교총 회장으로 당선된 이력도 있다.

백 후보는 17년 간 교사로 활동하고 2020년 강원교사노동조합을 직접 창립했다. 한국노총 교사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 등을 지내며 서이초 사태 국면에서 선봉에 선 인물이다.

교육계에선 두 후보가 국회에 입성함으로써 교권보호 정책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직단체들은 공히 교사의 교권보호를 위한 법 개선을 요구해 왔다.

서이초 사태에서 현장 교사들이 요구해 왔던 아동학대 관련 규정의 손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아동복지법의 '정서적 학대'에 대한 규정이 불분명해 무분별한 신고의 타깃이 돼 왔다고 교사들은 지적해 왔다.


초등교사 출신 의원들의 입김이 커지면서 정부의 1호 교육개혁 과제인 '늘봄학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교사들은 학교폭력, 돌봄 등의 업무를 '비본질적 업무'라 부르며 학교 밖으로 책임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 정규 수업 이후 교내에서 돌봄과 방과후 교육을 제공해 학부모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프로그램이다. 교육부는 '늘봄학교지원법'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교사가 아닌 전담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안정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늘봄학교가 학교 중심 돌봄이라면, 민주당은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온동네 초등돌봄'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양당이 공히 돌봄 부담 경감에 힘을 주고 있지만 방향성이 다른 만큼 쟁점이 될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초등교사 출신 두 국회의원들이 교사들의 업무 경감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라는 게 교육계에서 나오는 관측이다.

이재곤 교총 정책본부장은 "두 후보들은 교사들이 현장에서 원해 왔던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교권 보호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선 중등교사 출신인 서용선 교육의길연구소장이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18번으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비례대표 개표율 99.97% 기준으로 조국혁신당은 12번까지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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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