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이 군의회에 추경안 예산 삭감과 관련해 구체적인 삭감 사유의 근거를 요청하면서 의령군의회와 갈등 국면으로 치닫고 있어 군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하종덕 부군수와 간부 공무원들은 11일 군청 2층 회의실에서 성명서 발표와 기자회견을 열고 추경안 삭감에 대한 이유를 묻고 예산 삭감에 따른 주민 불편을 외면해서 안 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의령군의회는 이달 4일부터 8일까지 추경 예산안을 심사하고 373억원 중 약 23.7%에 해당하는 88억원을 삭감했다.
이번 조정 규모는 최근 여섯 번의 추경 예산안 평균 조정 비율인 0.83%의 2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날 군은 국도비사업까지 삭감한 군의회의 의도에 대해 작심하고 비판했다.
중앙정부 공모사업으로 확보한 예산도 삭감돼 국비를 반납하게 될 처지에 놓여 향후 국도비 지원사업에서 제약받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하종덕 부군수는 "중앙정부 공모사업 선정은 전국의 지자체와 치열한 경쟁으로 힘겹게 얻은 큰 성과였다"며 "재정 사정이 열악한 군의 상황에서 국·도비 보조금은 절실한 상황이다"며 예산 삭감의 이유를 물었다.
앞서 열린 의회 개회사를 통해 김규찬 의령군의회의장은 "의령군이 추경예산을 읍면으로 내려보낼 예산도 군청 각 부서 예산으로 편성해 사업추진의 효율적 집행이 어려울 수 있다"며 신속한 예산 집행을 촉구하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한 군의원은 "사업 시기와 효과를 고려해 추후 집행해도 될 예산 등을 중심으로 삭감했다"고 밝혔다.
의령군은 청년마을 공유주거 조성사업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10억원을 지원받았는데 이번 추경에서 군의회는 '사업효과 불확실'로 전액 삭감했다.
군은 청년복합타운 조성을 손꼽아 기다리는 청년들의 실망감에 대해 의회가 서둘러 답변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삭감된 예산 중 7개 농업 사업은 도 공모사업 등에 선정돼 이미 보조사업 대상자 선정까지 마친 상태인데 '사업계획 미비'로 삭감됐다. 군은 이번에 삭감된 국도비 금액이 48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군은 성명서를 통해 "중앙정부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 사업의 타당성은 이미 평가가 종료된 마당에 군의회는 무슨 근거로 사업효과가 불확실하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하는지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군은 이 밖에도 주민 불편 해소와 완전 확보를 위해 마련한 사업은 '불요불급'으로 그리고 농업인들의 피해 속출이 예상되는 사업을 '사업계획 미비'로 판단한 근거를 물었다.
하종덕 부군수는 "의령군의회는 이러한 사태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하루빨리 군민들이 원하는 사업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조처하여야 할 것"이라며 "군은 의회가 삭감한 예산을 복원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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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