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어촌뉴딜300사업 '총제적 부실'…감사원, 위법·부당 13건 적발

평가체계 없이 사업지 멋대로 선정, 타당성 미흡
어촌어항공단 직원 3명 '경징계 이상' 문책 요구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된 어촌 개선 사업인 '어촌뉴딜300 사업'이 총제적으로 부실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총 13건의 위법·부당 사항이 적시된 '어촌뉴딜300 사업 추진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어촌뉴딜300 사업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해 온 어촌 현대화 사업이다. 2019년 시작돼 2024년 모든 공사를 마칠 때까지 투입하기로 한 예산은 사업지 1곳당 최대 150억원, 총 3조원(국비 70%, 지방비 30%)에 달한다.

그간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각종 문제점이 수면 위에 오르자 감사원은 지난 2022년 연간 감사계획에 포함시켜 그 해 11월21일부터 2023년 3월31일까지 50일간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해양수산부는 어촌뉴딜300 사업의 정책 목표인 지역균형을 고려한 사업지 선정 방법과 절차 등의 평가 체계를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채 국회의원 등의 요청사항 반영을 명목으로 평가점수를 수정해 사업지를 임의로 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사업계획의 타당성(배점 15점) 평가항목을 신설하고도 현지 시찰의 방법으로 막연하게 타당성을 평가하도록 함에 따라 타당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다수의 사업계획이 변경됐다.

해수부는 또 각 지방자치단체가 제출한 기본계획에 특화시설의 운영관리계획 등이 마련돼 있지 않았는데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이를 승인했다. 이후 지자체의 사업계획 변경에 대한 통제 방안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지자체에서 개별사업 명목만 유지한 채 사업계획을 크게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신안군은 2019년도 시설비 예산 중 94억여 원을 다른 용도에 임의로 집행한 후 해수부에 보조금 사용 실적을 사실과 다르게 보고한 사실이 있었다.

감사원은 해수부에 공모사업 추진 시 합리적인 사업지 선정 평가체계를 미리 마련하고 각 지자체의 기본계획 변경 재량 범위를 조정하도록 통보했다. 신안군에는 관련자에 대한 주의를 요구하고 해수부에 보조금 집행에 대한 관리·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했다.

죽도항의 어촌뉴딜300 사업을 위탁 시행하는 한국어촌어항공단은 설계용역 중 습지행위허가 협의를 이행하지 않아 전체 사업의 추진에 차질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단 측은 당시 죽도항의 주요 사업인 긴급 방재로 사업 시행에 필수적인 습지행위허가 협의가 이행되지 않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막연히 허가를 받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예상하고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후 관급자재 구매계약을 체결하고 설계용역을 준공처리를 했지만 해수부의 습지행위허가 신청이 반려돼 설계용역 성과품은 사장됐다. 이미 체결한 관급자재 구매계약은 해지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감사원은 업무를 태만하게 처리한 당시 공단 담당자, 팀장, 지사장 등 3명을 경징계 이상의 문책을 하도록 요구했다. 당초 설계된 긴급 방재로 사업의 추진이 어렵된 점을 고려해 관급자재 구매계약도 조속한 시일 안에 해지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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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