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4선 이상 중진 간담회, 16일 첫 당선자 총회 예정
당권 주자에 '비윤' 나경원·안철수, 청년 김재섭 등 거론
"조기 전당대회는 당권경쟁…당분간 권한대행" 의견도
본격적인 '패배 수습' 국면에 들어선 국민의힘이 15일부터 당내 의견 수렴에 착수한다. 4선 이상 중진들이 먼저 모여 차기 지도부 선출에 대한 중지를 모을 예정인 가운데 '비대위냐 조기 전당대회냐'를 놓고 어떤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는 15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4선 이상 총선 당선인들과 '당 수습 방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차기 지도부 선출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16일에는 제22대 총선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오전 8시30분 현충원 참배를 한 뒤 오전 10시 국회 본관에 모여 의원총회 격인 당선자 총회에 참석한다. 윤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15일 중진 간담회 결과를 공유한 뒤 초선·재선·3선·비례대표 당선인들의 의견도 수렴할 예정이다.
'차기 지도부를 누가 맡느냐'보다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차기 지도부를 어떻게 뽑느냐'다.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를 뽑을 건지, 당분간은 비대위 체제로 당을 운영할 건지를 먼저 정해야 그 자리에 누가 적절한지도 논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선인들 사이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안정된 지도부를 빨리 꾸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당의 쇄신 의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고, 일시적인 컨벤션 효과로 당에 대한 주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전당대회의 이점으로 거론된다.
차기 당권주자로는 나경원(동작을)·안철수(분당갑) 당선인이 언급된다. 두 당선인은 수도권 인사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고, 과거 원내대표·당대표로 당을 이끈 경험이 있어 리더십이 어느 정도 검증됐다는 공통점들이 있다. 김재섭(도봉갑) 당선인과 같은 청년 정치인도 당 이미지를 확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하마평에 거론되고 있다.
이들 모두 윤석열 대통령에게 줄곧 '쓴소리'를 해왔다는 공통점도 눈에 띈다. 정권 심판론이 총선 참패에 원인었고,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윤 대통령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맞서지 못했다는 점에서 공동 책임론이 제기되는 만큼 '비윤'일수록, 또 보수 색채가 옅을수록 차기 당권에 적합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나경원 당선인은 줄곧 윤 정부 국정기조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으며, 안철수 당선인은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정부의 유연한 대처를 촉구해왔다. 김재섭 당선인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민의힘이 재표결을 통해 부결시킨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권 경쟁이 격화될 경우 보수 결집은 고사하고 참패한 당이 또 다시 권력다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는 15일 중진 간담회에 참석한다는 한 4선 당선인은 뉴시스에 "개인적으로 조기 전당대회는 당권경쟁을 의미하므로 이른 감이 있다"며 "당분간은 권한대행 체제로 가는 것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여론에 밀려 너무 허겁지겁 (가는 것)보다 합리적인 절차를 모색해야 한다"며 "새 지도부를 구성하게 될 때는 다양성을 추구하되 젊은 인재들을 전진배치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4선 이상 총선 당선인들이 오는 15일 중진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의견수렴 과정에서부터 내홍이 불거지려는 조짐도 보인다. 중진 간담회보다 당선자 총회를 먼저 열어 다양한 목소리를 들었어야 했다는 불만도 전해진다.
이러한 상황들을 고려해 당분간은 윤 원내대표가 비대위 체제로 당을 이끌면서 패배 수습방안을 신중히 논의하자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 경우 전당대회 개최 시점은 5월 말 22대 국회가 개원한 뒤 6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기 전당대회 혹은 비대위 체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모든 수습 방안에 대해 중진 의원들과 상의하고 필요하다면 당선된 분들과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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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