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입찰 과정에서 계열사들끼리 미리 낙찰 예정자를 정하는 등 담합한 KH그룹 6개사에 과징금 510억원을 부과했다. 가담 정도에 따라 4개사와 그룹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17일 강원도개발공사가 발주한 알펜시아 리조트 자산매각 공개 입찰에서 담합 행위를 벌인 KH그룹 6개사에 과징금 510억4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6개사 중 KH필룩스, KH건설,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과 배상윤 KH그룹 회장은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강원도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조성한 리조트로 골프장 2개소, 숙박시설 3개소를 비롯해 워터파크와 스키장을 갖췄다.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는 강원도개발공사 경영 개선을 위해 2016년부터 자산매각을 추진했으나 외국인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매각이 이뤄지지 않자 2020년 3월부터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매각을 결정했다.

강원도개발공사는 2020년 10월30일 예정가격 9708억원에 1차 입찰공고를 냈으나 투찰자가 나오지 않았고, 2021년 1월 4차 입찰에서는 예정가격을 7767억원으로 20% 낮췄지만 마찬가지로 유찰됐다.

강원도와 KH필룩스는 1차 입찰 유찰 이후 KH필룩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는 알펜시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수의계약 역시 2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결렬됐다.

이에 KH그룹은 2021년 4월 KH필룩스가 특수목적법인(SPC)인 KH강원개발을 설립해 낙찰받고, KH건설이 SPC인 KH리츠(KH농어촌산업)를 설립해 들러리로 참여하기로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KH리츠 측은 예정가격이 최초 예정 가격에서 30% 감액된 6796억원이던 5차 입찰 투찰에서 6800억10만원에 투찰한 뒤 이를 KH강원개발 측에 알렸다.

이에 KH강원개발 측은 KH리츠 투찰 이후 6800억7000만원에 투찰해 최종 낙찰 받았다.

KH전자는 KH필룩스가 2021년 5월7일 KH강원개발을 설립하자 KH강원개발 지분 30%를 인수해 사실상 컨소시엄 형태로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IHQ는 KH리츠가 들러리로 참여키로 한 사실을 알면서 KH건설로부터 KH리츠 지분 100%를 인수해 입찰에 들러리로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이들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낙찰자 측인 KH강원개발, KH필룩스, KH전자에 과징금 총 340억300만원, 들러리 측인 KH리츠, KH건설, IHQ에 과징금 총 170억100만원을 부과했다.

또 이 가담 정도, 조사 협조 여부 등을 고려해 KH필룩스, KH건설, KH강원개발, KH농어촌산업 등 4개사와 배 회장을 대검에 고발키로 결정했다.

황원철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이번 조치는 지방공기업이 보유한 대규모 자산 매각과 관련된 입찰담합을 적발·제재한 건"이라며 "담합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모든 사업자를 제재하고, 과징금 납부에 대한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공부문의 자산매각 입찰 담합행위 근절을 위해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 시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