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명품과 접대를 받고 외국인 투기 세력의 불법 외환거래를 도와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NH선물 팀장이 2심에서 감형받았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정승규)는 1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NH선물 A(43)팀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4년3개월과 벌금 94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6개월과 벌금 94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302만5000원을 명령했다.
나머지 피고인들의 원심판결도 파기한 재판부는 B(40·여)차장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200만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251만여원을 명령했다.
C(39·여)차장, D(41)차장, E(31·여)대리에게는 각 징역 6개월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재판부는 징역형의 선고는 유예했지만 C차장에게 벌금 2400만원, D차장에게 벌금 520만원, E대리에게 벌금 1600만원을 선고했다. D차장과 E대리에게는 추징금도 명령했다.
형법 제59조 제1항에 따라 1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형을 선고할 경우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는 선고를 유예할 수 있다. 2년간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형벌권은 소멸(면소)한다.
A씨와 B씨의 업무방해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금융회사 직원으로서 직무에 관해 향응 및 명품 등을 제공받고 미신고 자본거래 행위를 용이하게 한 것으로 범위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며 "범행을 인정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뒤늦게나마 수수한 물품을 반환한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피고인들은 모두 외국기관 등을 상대로 국내 파생상품에 대한 마케팅 및 중개 업무 등을 수행하는 NH선물 소속 같은 팀 직원이다.
A씨와 B씨는 2019년 8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신고 없이 외환을 입금하도록 해 F씨 등의 미신고 자본거래를 용이하게 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방조)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들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1월까지 F씨로부터 명품 시계, 명품 가방, 고가 와인 접대 등 재산상 이익을 수수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은 "A씨의 죄책이 가볍지 않은 점, A씨의 증거인멸 정황이 확인된 점, 일부 범행을 인정한 점, NH선물 규정 및 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점, 초범인 점, 향응·명품을 제공받은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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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