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감성 약해…윤, 여당부터 만나야"
"민주 '25만원' 대비될 어떤 아젠다 없어"
"이조심판 매몰", "운동권 심판론 어딨나"
국민의힘 4·10 총선 수도권 험지 낙선자들이 22일 한 자리에 모여 '영남 정당'을 탈피하고 수도권 중심 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천 동구미추홀을에서 당선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열고 "수도권 감수성이 약한 지도부의 한계도 있었다"며 "영남당으로 고착화한 우리 당의 체질적인 한계"라고 진단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께서 우리보다 선제적으로 이재명 대표를 만나겠다고 제안했다"며 "당에서 대통령에게 만나지 말아달라고 했다. 당 먼저 만나고 (회담) 해달라 했다. 당이 먼저 변화의 중심에 서서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건 대참패에도 불구하고 시끄러운 토론회 하는 걸 불편해 하는 공동묘지 같은 분위기"라며 "지금은 분노해야 할 시기, 혁신해야 할 시기다. 무난한 대응은 무난한 패배를 자초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한 마디로 정리하면 지지했던 사람들을 창피하게 만들었다"며 "지는 데 익숙해지는 정당이 되지 않았나. 영남 자민련 얘기가 나온다"고 했다.
인천 서구갑에서 낙선한 박상수 후보는 "민주당 슬로건이었던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에 대비될 만한 믿음을 보여줄 수 있는 어떠한 아젠다가 하나도 없었다"고 한탄했다.
그는 "3040세대를 데리고 오지 못하면 저희에게 다음은 없다"며 "전통적 지지층 너무 감사한데 1년에 30만명씩 돌아가시고 계신다. 5년 뒤에 150만명이 돌아가신다. 그만큼 3040세대에서 데려오지 못하면 다음 번에 정말 (의석 수가) 두 자리로 내려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중랑을에서 낙선한 이승환 후보는 "그냥 이·조(이재명-조국)심판,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고 하는 선거에만 매몰됐기 때문에 우리는 수도권, 중도층 마음을 전혀 얻지 못했다"며 "그렇게 이·조심판 이야기하고 (민주당의) 사법리스크가 문제라 했지만 그 어떤 것 하나 해결하지 못한, 우리의 프레임은 악하고 무능한 사람들이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실과 당에 요구하고 싶다. 대통령실이 조금 전에 정진석 비서실장을 임명했는데 소통하고 당정관계 강화하고 이런 거 말고 관료주의 좀 타파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우리 당에 요구한다. 영남 좀 탈피해 달라"며 "전당대회, 비대위, 원내 지도부 구성할 때 영남의 배려와 헌신이 좀 있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울 마포을에서 낙선한 함운경 후보는 "민주당 평가할 때 호남정당이라고 하는데 아니다. 수도권 정당이다"라며 "앞으로 국민의힘이 상위 1% 플러스 하위 50% 연합 전략으로 가야 한다. 다시 표현하면 성공한 사람들을 적극 돕고 서민과 중산층 위한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후보는 "제가 운동권으로 공천 받았지만 운동권 심판론으로 선거하는 데가 어딨나. 이조심판으로 선거하는 데가 어딨나"라며 "국민의힘이 서민과 중산층 지지 받고, 잘 잡지 못한 3040 세대, 성공하는 사람 더 북돋아주는 정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했다.
경기 김포갑에서 낙선한 박진호 후보는 "제 지역 안에는 전세 사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은 김포와 서울이 통합돼 봐야 좋을 게 없다. 전셋값 올라가니까"라며 "우리가 좀 더 정밀한 타격을 하지 못한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당무감사 때 전혀 나오지 않은 이야기가 공천 시즌만 되면 튀어나온다"며 "그런 검증이 불가피하다면 그 직전에 했던 당무감사 때 했어도 되는 일"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세종 세종갑에서 낙선한 류제화 후보는 "제가 현장에서 만난 시민은 집권여당마저 심판론을 제기하니까 실망했다"며 "민주당이야 야당이니까 그렇다 치자. 그런데 집권여당은 본인이 여러 행정 여건과 수단을 갖고 있는데 국민을 향해 이야기해야지 야당에 대해 또 다른 심판론을 제기하냐. 그게 무능해보인다고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곧 나올 전당대회에서 민심과 가까이 있는 날 것의 니즈를 반영할 수 있는 리더십이 들어서야 한다. 그런 리더십이 들어설 수 있도록 전대 룰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