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몰린 20대 검찰서 혐의 벗었다

수원지검 안양지청, '혐의 없음' 처분·석방

검사를 사칭한 전화금융사기(보이시피싱) 조직에 속아 주택청약 자금 수천만 원을 잃은 것도 모자라 억울하게 현금 수거책으로 몰려 구속된 20대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혐의를 벗었다.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3부(최종필 부장검사)는 사기 등 혐의로 구속 송치된 A 모(28) 씨를 석방했다고 22일 전했다. 앞서 열린 검찰시민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A 씨는 지난 3월1일 검찰을 사칭하는 한 전화금융사기 조직의 말에 속아 이들의 지시를 받고 현금 8300만 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그는 "불법 자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는 조직의 말에 자신의 주택청약통장을 해지하고 4500만 원을 찾아 이들에게 전달한 뒤 같은 방식으로 기만당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하다가 붙잡힌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달 7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전화금융사기 조직인지 몰랐다. 나도 속았고 금전적 손해를 봤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A 씨 진술을 확인했다. 실제로 A 씨는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사기 피해를 본 사실을 파악했다.

이에 A 씨 구속을 취소한 후 검찰시민위원회의 판단을 받았다.

검찰은 "최근 사회 경험이 적은 청년층 등이 검사나 검찰수사관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 조직에 피해를 보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며 "피해를 본 청년들이 억울하게 처벌받는 일이 없도록 인권 보호를 빈틈없이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전화금융사기 피해 등이 의심되는 금융거래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서비스를 올 상반기 내에 도입·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금융소비자가 서비스를 신청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대출, 카드론 등의 거래 시도와 금융사의 중단 조치 등 내용을 빠르게 인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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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