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심문 과정서 황보 의원 눈물 흘리기도
내연 관계인 부동산 업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자유통일당 황보승희(부산 중영도구) 의원이 법정에서 자신이 받은 돈은 정치자금이 아닌 생활비라고 주장했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부장판사 김태우)은 22일 오후 정치자금법과 정치자금법및금품등의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보승희 의원과 내연 관계인 A(50대)씨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선 황보 의원과 A씨에 대한 피고인 심문이 진행됐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황보 의원은 제21대 총선에 국회의원 선거 예비 후보자 또는 국회의원인 2020년 3월부터 2021년 7월까지 A씨로부터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보 의원은 또 서울 마포구 소재 아파트 보증금과 월세 등 임차이익 약 3200만원을 받았으며, A씨가 제공한 신용카드로 6000만원을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황보 의원이 2019년 말 A씨로부터 한 달에 500만~1000만원씩 받아왔으나, 예비 후보자 등록 이후 갑자기 5000만원이라는 목돈을 받은 것에 대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황보 의원이 A씨로부터 받은 5000만원 중 800만원을 예비후보자 경선 여론조사 비용으로 소속 정당에 납부했고, 이후 3400만원을 선관위에 후보자 기탁금으로 납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보 의원은 "A씨가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500만원씩 줬는데, 매번 돈을 송금하기 번거로우니 한 번에 10개월 치를 받은 것"이라면서 "A씨로부터 돈을 받았을 당시 후원회가 만들어지기 전이었다. 돈을 다른 곳에서 융통할 수 있었지만 통장에 있는 돈을 개인 생활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용한 것이다. 선거 이후 선관위로부터 보전받은 비용을 모두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검찰은 A씨가 황보 의원의 국회 활동을 위해 서울 아파트를 임차했고, 이에 황보 의원이 월세를 거의 부담하지 않아 경제적 이익을 받은 점에 대해서 추궁했다. 또 황보 의원이 A씨의 신용카드 6000만원 상당을 쓴 배경과 용처에 대해서도 물었다.
황보 의원은 "당시 A씨도 사업차 서울에 주거지가 필요했고, 같이 서울에 살집을 준비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라면서 "신용 카드는 당시 서울 집에 있는 가재도구와 A씨가 부탁한 물품을 사기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A씨의 피고인 심문에서 A씨도 황보 의원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황보 의원은 A씨의 심문 과정에서 개인사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기도 했다.
재판부는 황보 의원과 A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다음달 20일에 진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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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