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 영수회담 앞두고 의제설정 압박
"양 대표, 독주 각 1병하며 식사 및 대화"
"22대 국회에서의 연대, 협력 이야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5일 단독 만찬회동을 갖고 '반윤 연대'를 구축해 정국 주도권 잡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간 영수회담을 앞두고 이 대표와 조 대표가 양당 간 법안·정책도 순서를 정해 공동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이 영수회담 의제 설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두 사람이 연대 구축을 앞세워 윤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선 모양새다.
이 대표와 조 대표는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오후 9시께까지 만찬을 하며 2시간30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
양측 당에서 공개하진 않았으나 제공한 현장 사진으로 미루어봤을 때 만찬은 서울 종로구 모처, 메뉴는 중식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 측이 알린 공지에 따르면 양당 대표는 이날 수시로 의제 관계없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조 대표에게 "우리 사회의 개혁에 조국혁신당의 선도적 역할을 바란다"고 당부했고, 조 대표는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22대 국회에서 연대 및 공조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민주당 측은 "(이날 회담에서) 두 당 사이에 공동의 법안·정책에 대한 내용 및 처리순서 등은 양당 정무실장 간 채널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날 배석한 민주당 김우영 정무실장과 조국혁신당 조용우 정무실장이 앞으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회담 분위기가 긍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두 분이 독주를 각 1병씩 하면서 식사하고 대화를 나눴다"며 "범야권 연석회의 이런 지엽적인 내용보다는 공지된 것처럼 22대 국회에서의 연대, 협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은 이 대표가 먼저 연락해 성사됐다.
이 대표는 만찬 장소로 출발하기 전 국회 본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소 잘 아는 분이기도 하고, 선거 후에 제가 연락 드리기도 했지만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눌 필요가 있어서 제가 저녁 한번 하자고 했다"고 먼저 연락한 배경을 밝혔다.
또 "제가 성남시장 선거 때 조국 교수 도움을 받은 일이 있다. 그래서 인연도 아주 길다"며 "또 이번 선거도 사실 역할을 나눠서 같이 치렀기 때문에 앞으로 정국 상황에 대해 서로 교감할 것이 있어서 같이 대화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당초 양당 대표가 만나 나눌 대화 내용으로는 영수회담 의제, 국회 원내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 한동훈 특검법 등 주요 법안 처리 계획 등이 오갈 것이란 예측이 있었다.
구체적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양당 공동의 법안·정책의 내용 및 처리순서'에 관한 대화가 오갔고, 각 당 정무실장이라는 협의 채널을 지정한 걸 토대로 보면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나 특정 법안에 대한 입장 및 의견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민주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문제, 4·10총선에서 내걸었던 '이채양명주(이태원특검법, 채상병특검법, 양평고속도로, 명품백 수수, 주가조작 의혹)' 해결 협조 등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범야권 대표 정당의 수장들이 공조를 논의한만큼 22대 국회에서는 법안 처리, 상임위 활동, 여야 간 협상 등이 21대 국회와 또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
또 이날 만찬회동은, 조 대표가 영수회담 전 범야권 연석회의 제안한 것을 민주당 측이 거절함으로써 제기됐던 '야권 균열'이란 시각을 단숨에 불식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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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