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發 요동치는 유가 어디까지 오르나…"올해 85弗, 전년 수준 전망"

WB "확전 시 100弗↑"…에경원 "최악의 시나리오"
"이란 中물량↓·호르무츠 봉쇄 시 오일쇼크 수준"

중동사태가 지금보다 확전된다면 올해 국제유가가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고유가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라면 전년과 비슷한 배럴 당 80달러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공존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4년 국제 원유 시황과 유가 전망' 등을 기반으로 "올해 국제유가는 상승 요인과 하락 요인이 교차하며, 2분기 기준 전년과 비슷한 배럴 당 80달러 대에서 형성될 것 같다"고 28일 밝혔다.

에경원은 해당 리포트에서 올해 83.2달러를 전망했다. 하지만 OPEC+(오펙 플러스)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분기 이후 감산 정책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달리, 감산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그 전망치를 85달러로 상향했다.

게다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상반기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달러 가치가 점차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국제 유가를 상승시키는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최근 고유가가 심화할 것으로 우려되는 가장 큰 배경은 중동사태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가 다시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중동 사태가 불거졌을 때,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을 비롯해 세계은행 등에서는 이 같은 관측을 내놨다.

당시 WB는 중동사태가 확전되면 최고 157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우려와 달리 그때부터 현재까지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적은 없다. 지난해 배럴 당 두바이유는 1분기 80.35달러에서 2분기 77.80달러로 주춤했지만, 3분기 86.72달러로 오르다 4분기 82.10달러에 그쳤다. 이는 전년 연평균(96.41달러) 대비 14.8% 낮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에는 이보다 올랐지만 여전히 80달러 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처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팔 사태까지 터졌지만, 우려 만큼 크게 치솟지 않은 배경으로는 이들 국가가 중동 내 비산유국이란 점이 꼽힌다. 그렇다보니 인근 산유국까지 확전 되지 않는 한 유가에 직접적인 타격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앞서 산유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졌을 땐 배럴 당 127.99달러까지 오른 바 있다.


그러던 중 이달 WB가 다시 고유가 전망을 내놨다. 25일(현지시각) WB는 중동지역 분쟁이 확대되면 국제 유가가 평균 100달러를 상회할 것이란 예측이 담긴 원자재 시장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관측에 에경원은 중동 사태가 확전되면 가능은 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 요건으로 이란이 석유시장에 직접 개입할 정도의 사태를 거론했다. 다만 이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만큼 과도한 우려는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김태환 에경원 석유경제연구실장은 "이란의 석유가 미국의 제재로 인해 90% 넘게 중국으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해당 물량을 줄이거나, 더 나아가 호르무츠 해협을 봉쇄하는 수준까지 나아간다면 현재 유가에서 40~50% 오르는 데 이어 과거 오일쇼크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다만 이란이 직접 개입할 정도의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다. 그렇지 않을 때는 80달러 대 중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물론 정부에서는 이런 최악까지 유념하고 모니터링하며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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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