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의대, 증원분 50% 반영 결정…의대 교수·학생 시위

충북대학교가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분을 50%만 반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충북대 의대 모집 인원은 125명이 될 전망이다.

충북대는 29일 대학본부 5층 대회의실에서 학칙 개정 관련 사안을 논의하기 위한 교무회의를 열었다. 이날 교무회의에선 내년도 충북대 의대 선발 인원을 49명에서 76명 늘어난 125명으로 확정했다.



회의에 앞서 이날 충북대 의대 교수와 학생 등 200여명은 회의실 앞 복도에서 항의 시위를 열고 의대 증원을 위한 학칙 개정에 반대 뜻을 전했다.

이들은 '의대증원반대, 정치총장퇴진', '부실교육획책하는 의대증원결사반대', '학생의견 무시하는 일방진행 중단하라'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


의대 증원분이 사실상 확실시 되는 분위기 속 충북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김석원 교수는 같은 날 의과대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견딜 수도, 견딜 이유도 없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김 교수는 "전공의와 의대생은 우리 의료의 미래"라며 "정부의 억압과 무리한 명령 난발로 이들이 돌아오지 못한다면 우리 의료의 미래는 이미 사라진 것과도 같고, 저도 대학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수술 연기 통보를 받고도 두 달 넘게 기다려 준 환자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학생과 전공의, 함께 하지 못한 동료 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내달 1일을 사직 희망일로 사직서를 제출한 김 교수는 마지막 외래진료일인 5월10일까지 근무를 끝으로 자신의 이력에서 충북대병원이라는 이름을 지울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충북대는 김명규 충북도 경제부지사, 지역 민간단체와 충북대병원·의대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관계자들과 의대 학생 정원 증원분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비대위 측은 대학의 인적 자원과 시설 등을 고려할 때 기존 정원인 49명을 200명으로 늘릴 경우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고 주장했고, 민간단체는 지역별 의료 격차 등을 해소하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의사 수를 증원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는 정원 100% 반영을 대학 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151명을 배정받은 충북대는 기존 49명이 200명으로 4배 늘어 최대 수혜자로 꼽혔지만 학내 진통이 가장 크다.

충북대 본부는 증원분을 정부 허용 최소치인 50%만 반영하려는 방침이지만 의대 교수들은 10~25%를 주장하고 있고 김영환 충북지사는 증원분 100% 제출을 요구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충북대는 이번 교무회의를 통해 결정한 증원 규모를 오는 30일 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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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