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고향서 만난 동창 폭행 '살인미수'…2심도 집행유예

항소심 재판부, 20대에 징역 3년·집유 5년
"가벼운 형 선고, 양형조건 변경되지 않아"

추석 명절에 고향에서 만난 동창을 폭행해 살해하려 한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대전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김병식)는 30일 오후 231호 법정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27)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근본적으로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독서와 대화 등을 하는 노력을 참작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가벼운 형을 선고해야 할 정도로 양형 조건이 변경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 역시 원심에서 이미 나타나 고려된 것으로 범행 당시 확정적 고의를 갖고 있었다거나 살상을 목적으로 제작된 흉기를 사용하지 않은 점, 피해자가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고 탄원서를 제출한 점 등이 모두 고려돼 원심의 판단을 존중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9월28일 오전 3시42분께 세종시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B(25)씨가 자신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자 격분해 수차례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가 식당 밖으로 도망가자 쫓아간 A씨는 B씨를 넘어뜨리고 발로 얼굴을 걷어찼으며 의식을 잃자 소주병을 머리 부위에 집어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술집 주인이 깨진 소주병을 치우기 위해 빗자루를 들고 나오자 A씨는 이를 빼앗아 다시 폭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가 피를 흘리며 움직임이 없자 A씨는 사망한 것으로 생각해 도주했다.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전치 약 6주의 상해를 입었다.

앞서 A씨와 B씨는 초등학교·중학교 동창 친구 관계로 추석 명절에 우연히 만나 다른 지인들과 술을 마시다 지인들이 귀가하자 단둘이 남아 술을 마셨던 것으로 전해졌다.

1심 재판부는 "추석 명절에 고향에서 만난 친구와 술을 마시다 화가 나자 일방적으로 구타해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안"이라면서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며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120시간을 함께 명령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과 A씨는 각각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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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