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 민간 위탁 제천 로컬푸드 市직영화 수순

로컬푸드조합 위탁 연말 종료…운영 효율성 논란 가열

수십억 민간위탁 보조금을 지원하고도 사업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충북 제천시의 로컬푸드 사업 체계가 관 주도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제천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농특산물 판매장 설치비와 이동식 농특산물 판매장 구입비 등 2억 원을 확보했다.

청풍호반 만남의 광장 내 시 소유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역 농특산물 판매장을 만들고, 크고 작은 스포츠대회와 행사 때 옮겨 다니며 사용할 수 있는 컨테이너 판매장도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제천시 신월동에 로컬푸드 복합문화센터 신축도 추진 중이다. 공모를 통해 국도비 9억 원을 따낸 시는 15억 원을 들여 지상 4층 규모의 로컬푸드 거점을 조성할 방침이다.

로컬푸드 사업을 민간 조합에 위탁 중인 시가 이처럼 지역 농특산물 판매에 직접 나설 채비를 하는 것은 2년 단위인 민간 위탁 계약이 연말에 종료하기 때문이다.

제천 지역 로컬푸드 사업은 제천단양축협과 민간이 결성한 제천로컬푸드협동조합 등 두 갈래다. 시는 민간 조합에 매년 민간경상사업보조금 명목으로 상당액을 지원하고 있으나 수년째 축협 매출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시는 올해도 민간위탁금 6억3000만 원 등 총 8억8200만 원을 조합에 지원한다. 2021년부터 이 사업을 조합에 맡긴 시는 매년 비슷한 규모의 예산을 지원해 왔다.

충북도의 도내 로컬푸드 판매 매출 자료를 보면 이 조합의 지난해 매출액은 18억8000여만 원이다. 전년도 15억7000여 만원보다 늘기는 했으나 30억 원에 육박하는 축협 판매장의 같은 기간 매출에 비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특히 축협은 하나의 직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조합은 장락동 직매장 1호점, 이마트점, 베론점 등 3개 매장을 가동했다. 효율성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인근 충주시가 지난 6월 탄금공원 시 소유 빈 건물을 이용해 개장한 시 직영 로컬푸드 판매장의 반년 매출이 10억 원을 넘어선 것과도 비교된다. 이 판매장은 올해 들어서도 1~4월 6억5000만 원 매출을 기록 중이다.

시 관계자는 "연말에 조합과의 위탁 계약이 종료하는데 재계약 여부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다른 민간 사업자를 찾을지 시가 직영할지 등은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로컬푸드 사업에 밝은 한 지자체 관계자는 "로컬푸드 사업 성공의 열쇠는 끊임없는 농가교육을 통해 다양한 농산물 출하 체계를 갖추고, 지역민들의 윤리적 소비를 유도해야 하는데 이를 민간이 주도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지자체가 직접 나서서 농가와 소비자의 마인드가 융합되도록 이끄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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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