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 급하지만 민생지원금은 부담…추경 고민 깊은 기재부

기재부, 9일 국가재정전략회의 개최 예정
野 추경 압박 수위 높여…"협상 시작할것"
대통령실 "물가 압력" 우려…"마약같은 것"
재정여력 빠듯…건전재정 기조 유지할 듯

고금리에 내수 회복이 지체되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야당은 '민생회복지원금' 추가경정예산(추경) 확보 협상을 시작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재정당국은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거두지 않고 있어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9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향후 5년간 재정의 밑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달 말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발표하며 모든 재정 사업 재검토로 저성과 사업 예산은 줄이고 국정과제 등 필수 소요를 제외한 재량 지출도 2년 연속 10% 이상 삭감하겠다는 건전재정 기조 고수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며 야당은 정부에 재정 정책 선회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영수회담에서 1인당 25만원 규모의 '민생회복지원금 지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어 박찬대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도 "민생회복지원금 추경 확보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은 정부가 긴축 재정에 나서면서 소비가 침체하고 덩달아 세수까지 감소하는 악순환의 덫에 빠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민생지원금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다. 현금 지원이 고물가를 더 자극해 인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돈을 뿌리는 건 물가 압력 부분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재정당국 입장에서도 현 시점의 추경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재정여력이 빠듯한 상황에서 추경 편성을 위한 적자국채 발행은 국가 재정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2023년 우리나라 국가채무(D1)는 1126조7000억원으로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50%를 넘겼다. 지난해 역대급 세수 펑크로 나랏빚이 60조원 가까이 늘어난 결과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중은 2029년에 59.4% 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재정당국은 현재 경제상황이 법정 추경 편성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추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가재정법 89조에 따르면 정부는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가 발생하거나 ▲경기 침체·대량 실업·남북관계 변화·경제 협력 등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때 추경을 편성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 극복 등을 위해 2020년 4차례,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씩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야당은 현재 우리 경제위기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로 예상보다 높게 나오며 추경 편성 동력도 약화됐다. 체감경기와 달리 소비 지표가 견조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기재부는 이번 재정전략회의에서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예산안 윤곽을 그릴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을 투입해 옛날처럼 경기가 좋아지고 선순환이 된다는 이야기는 사실 현실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라며 "건전재정이라는 정부기조는 큰 틀에서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