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당선인 총회서 "개혁적인 발언 세게 해달라" 당부
주요 당직 친명 인사들로 포진해 '이재명 당' 완성돼
비판적 인사들, 공천서 '비명횡사'…쓴소리는 어려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대 국회 당선인들을 향해 "당의 개혁적 발언은 세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총선 압승 이후 이 대표 일극 체제가 강화된 상황이어서 초선 의원들이 쓴소리를 마다 않는 레드팀이 제대로 작동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21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찬성하거나 이 대표의 당운영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제기했던 의원들이 '비명횡사'했던 전례가 있어서다.
6일 민주당 당선인 사이에서는 이 대표의 당선자 총회 인사말이 회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 당선인은 "이 대표가 당의 구성원이자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말을 했는데 공감했다"며 "정치적 신념과 가치에 따른 주장은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해서 안심이 됐다"고 밝혔다.
현역 의원은 "총의를 모으기 전에는 치열하게 토론하고 당론이 정해지면 이를 따라야 한다는 말은 당 대표로서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얘기"라며 "당선인들을 향한 당부 메시지를 무난하게 전달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첫 당선자 총회에서 "당 발전을 위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말들은 가감 없이 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초선 당선인들은 헌법 기관으로서 개인의 신념, 가치에 따라 활발히 의견을 개진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초선 의원분들은 너무 말이 없었다. (초선 의원들에게) 물어봤더니 선배들이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개혁적인 발언은 클수록 좋다. 의원 개개인이 사적인 것이 아닌 공익 목적에 따른 주장은 강하게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당론에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경계하는 것은 불필요하게 당내 갈등을 야기하는 것"이라며 "최소한 모두가 합의한, 동의한 목표에 대해서는 자신의 신념과 가치에 양심상 반하는 것이 아니라면 따라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론으로 어렵게 정한 법안들도 개인적인 이유로 반대해서 추진이 멈춰버리는 사례를 몇 차례 봤다. 그건 정말로 옳지 않다"고 역설했다.
민주당은 총선을 거치면서 당이 온통 친명(친이재명) 일색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달 김윤덕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는 등 대규모 당직 인선을 단행하며 친명계를 당직자 주요 자리에 전진 배치했다. 지난 3일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당 지도부로 호흡을 맞춘 박찬대 의원이 단독 입후보해 찬반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얻어 선출됐다. 계파 성향을 보면 지역구 당선인 161명 중 70% 가까이는 친명계로 분류된다.
이에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실종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 대표의 총회 발언도 당내 민주주의가 후퇴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되는데 진정성엔 의구심이 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천 과정에서 이 대표에 날을 세운 비명계에 불이익이 집중된 '비명횡사' 전례가 있어서다.
한 중진 의원은 "이 대표도 일극 체제에 대한 우려를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쓴소리도 달게 받겠다고 선언한 셈인데 지켜볼 일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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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