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금특위, 유럽 출장서 최종 합의 시도…'뒷북' 비판도

21대 막바지 연금특위 여야 논의 공전
영국·스웨덴 방문해 현장 의견 등 청취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작업" 비판도 나와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21대 국회 활동 종료를 앞두고 유럽 출장을 떠난다. 현장 방문과 전문가 의견 청취를 통해 연금개혁 합의안을 마련하겠다는 취지인데, 일각에서 '뒷북 출장' 비판도 나오고 있다.



6일 연금특위에 따르면 주호영 연금특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인 유경준 국민의힘·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용하·김연명 공동 민간자문위원장은 오는 8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영국과 스웨덴 등 유럽 국가들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연금개혁 제도가 정착된 유럽 국가들을 방문해 합숙 토론을 바탕으로 최종 합의안을 마련해 보겠단 계획이다. 영국 런던에 위치한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등을 방문하고, 스웨덴에서 '낸 만큼 받는' 확정기여형(DC) 연금제도 운용 방식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한 연금특위 소속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DC 방식의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직접 스웨덴을 방문하고 합숙 토론을 진행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개혁안의) 방향을 정해놓고 가서 결정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은 '더 내고 현행대로 받는' 재정안정안보다 '더 내고 더 받는' 소득보장안을 지지한다는 토론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소득보장안이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 측면에서 기성세대가 감당해야 하는 짐을 미래세대에 전가한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소득보장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스웨덴식 확정기여형(DC) 연금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자, 연금특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민주당 의원이 "훈수와 참견은 장기판에서나 두는 것"이라며 반박하는 등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21대 국회 회기 내에 연금개혁안이 여야 합의 실패로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22대 국회에서 연금개혁 논의를 원점 재검토해야 하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른 연금특위 소속 의원은 통화에서 "정부여당 내에서 이견을 조율하면 합의가 될 수 있다. 정부여당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21대 국회 회기가 한 달도 남지 않았고, 추가 본회의 개의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여야 의원들이 국외 출장을 가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천하람 개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뭘 잘했다고 유럽에 포상휴가, 말년휴가 가나"라며 "해외 우수 사례는 진작 살폈어야 하는 것 아닌가. 21대 국회 다 끝나가는데 무슨 뒷북 출장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내에서 다양한 전문가들과 편하게 논의하면 되지 왜 일부 전문가만 동행해서 해외출장을 가나"라며 "미래세대 등골 부러뜨리는 공론화위원회 '연금개악안'이 무엇이 잘 됐다고 포상휴가를 가나"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국내 여러 전문가, 특히 신연금과 구연금을 분리하자는 KDI 전문가들을 모셔서 지속 가능한 연금개혁안을 짜야 할 때"라며 "국내에서 충분히 할 수 있고 국내에서 해야 하는 작업들이다. 마지막까지 이러시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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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