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수개월 동안 상습 폭행하고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존속상해치사, 상습존속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뇌경색을 앓는 아버지 B(67)씨의 어깨와 등 부위를 주먹이나 손바닥으로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홀로 병시중하던 중 B씨가 약 복용과 재활 운동을 게을리하는 데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해 8월30일 오후 8시께 B씨가 바닥에 라면을 쏟았다는 이유로 머리를 폭행하고, 이후 B씨가 흉기를 들고 방 앞으로 오자 격분해 B씨의 전신을 마구 때려 끝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뇌경색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피해자는 별 반항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계속된 폭행을 감내했고, 결국 사망에 이르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해자는 폭행당하는 과정에서 형언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은 윤리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상당 기간 혼자서 피해자를 부양하다 지친 상태서 자신의 처지 등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유족인 피고인의 가족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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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