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5억 들인 '보물섬 다이어트 센터', 3년째 방치…무슨일?

설계회사, 민간사업자로부터 설계비 못 받아
준공서류 남해군에 접수하지 않고 있는 상황

경남 남해군 미조면 조도에 조성된 보물섬 다이어트 센터가 공사를 마치고도 3년이 넘게 준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18일 남해군에 따르면 이 건물은 지난 2018년 12월 남해군이 국비를 포함한 20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추진한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사업' 중 일부다. 군은 전체 예산 70%에 해당되는 135억여원을 투입해 지난 2021년 12월에 공사를 완료했다.

하지만 당초 계획대로라면 건물 준공승인을 받고 이용에 들어가야 했지만 수년 동안 준공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남해군 관계자는 준공승인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해당 건물의 설계를 맡았던 설계회사가 민간사업자로부터 설계비를 받지 못해 준공서류를 남해군에 접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남해군은 지난 2020년 11월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사업과 관련해 민간사업부지 숙박시설 건설과 다이어트 센터 운영을 맡을 민간사업자와 협약을 체결한다.

이후 군은 공공분야에 대한 설계 변경안을 제시한 민간사업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다이어트 보물섬 센터에 대한 디자인을 실시설계공모에 당선됐던 설계안에서 민간사업자가 준비한 설계안으로 바꾼다.

남해군은 디자인 변경 사유에 대해 실시설계 설계안은 '지중해 산토리니'식 디자인을 차용했으나 섬의 경관과 이질감이 있어 민자 시설과의 디자인 일관성을 고려해 디자인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군은 민간사업자가 제공한 설계안대로 보물섬 다이어트 센터의 공사를 마무리 했지만 민간사업자가 설계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면서 이 건물은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해당 건축물의 설계회사는 설계비가 미납된 상태에서 준공 승인 신청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남해군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당 민간사업자는 다이어트 보물섬 조성사업에 1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남해군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남해군은 민간사업자와 지난해 두차례 협의를 진행했지만 민간사업자는 금융시장 경색 및 건축원가 상승 등으로 자금조달이 되지 않아 사업추진의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군은 협약해지를 위한 민간사업자의 소명자료 제출 요청 등 의견 청취 절차에 들어갔다. 또 민간사업자에게 요청한 건물준공 협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 해지에 대한 소송 등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해군과 민간사업자 간에 맺은 협약서에는 사업 해지 절차에 대한 조항이 없어 해당 민간사업자와의 사업 해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해당 민간사업자와 협약 등이 정리되는 대로 절차에 따라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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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