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교 선언에 동급생 살해 10대, 항소심서 "우발적 범행" 주장

동급생 친구로부터 절교를 당하자 집을 찾아가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10대 여고생이 항소심에서 계획적 범행이 아닌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진환)는 22일 오후 2시 316호 법정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18)양에 대한 항소심 3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A양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이뤄졌다.



A양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피해자를 살해한 이유나 목적이 있지는 않았다”며 “실제로 피해자의 물품을 돌려주고 대화를 하기 위해 찾아갔으며 계획적인 살인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특히 당시 노크를 하거나 벨을 눌렀을 때 문을 열어주지 않아 기다렸고 엄청 메달려 피해자가 결국 문을 열어줬으며 집 안에서 피해자가 자신을 나가라며 밀거나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A양은 “너무 충격을 받아 멍하게 서 있다가 피해자가 밀치며 소리지르고 욕설까지 하자 말싸움으로 번지게 됐다”며 “이후 몸싸움으로 번져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피해자가 갖고 있던 전자기기로 전화가 걸려와 끊기 위해 비밀번호를 눌렀고 실패하자 수차례 시도했던 것”이라며 “피해자와 자신의 관계가 드러나는 것이 무서워 범행 후 피해자 휴대전화를 챙겼고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연락이 오자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피해자를 집으로까지 찾아간 이유에 대해서는 학교에서도 만날 기회가 없었고 얼굴을 볼 기회가 없어 얼굴을 보고 대화를 하기 위해 찾아갔다고 주장했다.

1심에서 소년법상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5년과 단기 7년이 선고된 후 안 좋은 결과에 낙담했지만 시간이 지나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후회하는 내용을 담아 반성문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달 5일 오후 5시 피해자 측의 의견을 청취한 뒤 재판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편 A양은 지난해 7월12일 낮 12시께 대전 서구 월평동 B양의 아파트를 찾아가 집에서 B양을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B양이 숨지자 A양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지만 포기했고 같은 날 오후 1시20분께 경찰에 자수했다.

A양과 B양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며 1학년 때 서로 알게 됐고 2학년 시절부터 같은 반을 거치며 상당히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양이 A양에게 절교를 선언했고 A양이 B양의 물건을 가져다주러 갔다가 얘기하던 중 다툼이 생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검찰은 범행 보름 전 A양이 B양과 절교했음에도 계속해서 협박하고 연락하는 등 집착했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피해자가 물건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음에도 아무런 사전 연락 없이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2주 전부터는 비정상적으로 집착하고 죽이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수차례 보내기도 했다"며 A양에게 소년범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5년, 단기 7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살인죄는 대체 불가능한 인간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이며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회복이 되지 않고 남겨진 유족은 피해자를 만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범행 후 태도도 매우 나쁘며 피해자 휴대전화를 이용해 피해자 언니에게 피해자인 척 연락하는 등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 소년법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5년, 단기 7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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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