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中제품 우려에도…EU, 대중 무역적자 3년만에 최저

전 분기 대비 10%, 전년 대비 18% ↓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저가 중국산 제품이 범람한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유럽연합(EU)의 대(對)중국 상품 무역 적자는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EU의 대중 무역 적자는 625억 유로(약 92조41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10%,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이는 2021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U의 대중 무역 적자 감소의 절반 가량은 전기차 등 기계·운송 장비 무역 수지 개선에서 비롯된 것이다. EU의 중국산 기계·운송 장비 수입은 6분기 연속 감소했으며, 이 분야에서 EU의 대중국 수출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고 한다.

중국이 전기차,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등의 분야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유럽과 중국 간 무역 문제는 역내 최우선 정치 의제로 떠오른 상황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전날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한 미국처럼 EU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EU는 중국산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에 대한 불공정 보조금 지급 관련 조사를 시작한 상황이다. 다만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미국과 동일한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의 수출업체들은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가운데 높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U의 올해 1분기 대미 무역 흑자는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436억 유로(약 64조 4622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EU의 대미 수출은 약 4% 증가했고,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5% 이상 감소했다.

싱크탱크 유럽개혁센터의 샌더 토르두아는 "미국이 유럽 수입품에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한, 미국이 중국을 차단하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이 EU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EU는 친환경 기술 제조·수출에 있어 미국보다 앞서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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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