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이 사건 피해자 탓 돌려, 반성하는 지 의문"
동거 여성과 말다툼하다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이 법원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았다.
23일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다만, 검찰의 부착명령청구 및 보호관찰명령청구는 기각했다.
A씨는 지난 2월25일 오후 3~4시께 경기 수원시 자택에서 동거하던 60대 여성 B 씨와 말다툼하다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튿날 새벽 112에 전화해 '사람을 죽였다'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앞서 B씨에게 폭언과 폭행을 반복했고, 이를 견디다 못한 B씨가 집을 나가자 배신감을 느끼는 등 앙심을 품고 있다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살인은 매우 중대한 범죄로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고, 당시 피고인의 공격이 매우 잔혹하고 무참했음을 알 수 있다"며 "그럼에도 이 사건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고 있어 자신의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이러한 사정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스스로 수사기관에 범행을 신고해 자수한 점, 고령인 점에 비춰보더라도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덧붙였다.
부착명령 및 보호관찰 명령을 기각한 이유에 대해서는 "피고에게 선고한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된 후 예상되는 피고인의 나이 및 건강 상태에 비춰볼 때 다시 살인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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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