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산구청 "사유지의 경우 뾰족한 대처 방법 없어"
"보기 안 좋죠… 언제 치우고 그럴 지 모르겠어요."
전북 전주 효자동 신시가지 인근에 방치된 채로 있는 빈 땅이 넘쳐나고 있다. 이 땅엔 불법으로 농작물을 경작하거나 시민들이 버린 쓰레기로 인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유지인만큼 뚜렷한 해결 방안이 없는 실정이다.
23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경찰청 인근. 이 곳을 둘러보다보면 관리가 되지 않고 그대로 방치돼 휑한 빈 땅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땅들엔 누군가가 버리고 간 생활쓰레기와 잡풀들이 뒤엉켜 언덕을 이루고 있었다. 쓰레기 언덕 바로 앞엔 '쓰레기 투기금지'라는 표지가 붙어있었지만 오히려 그 주위로 쓰레기들이 가득했다. 다른 한 켠엔 건설노동자들의 임시 숙소로 쓰인 것으로 보이는 컨테이너와 화장실도 방치돼있다.
다른 땅들도 쓰레기 더미가 가득한 것은 마찬가지. 종이 박스, 종이컵, 비료 포대 등 갖가지 종류의 쓰레기들이 흩뿌려져 미관을 해치고 있었다.
빈 땅들을 돌아보며 발견한 점은 또 있었다. 대부분의 땅에 불법으로 누군가가 농사를 짓고 있는 것이었다.
밭처럼 땅을 갈고 그 위에 농작물들이 자라거나 땅에 박힌 쇠막대를 타고 작물들이 자라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경작금지', '땅 사용계획이 있으니 재배하지 마시오' 등의 팻말이 꽂혀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은 "(빈 땅들이) 보기 안 좋다. 이 곳에서 장사를 5년 넘게 했는데 5년 동안 그대로 땅이 놀고 있다"며 "차라리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사업이라도 참여하면 주차난이라도 좀 나아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렇다면 땅 주인들은 왜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일까. 한 토지에 박혀있는 팻말 속 전화번호로 해당 토지의 주인과 통화를 시도했다.
그는 "건물을 올리기 위해 허가도 받은 상태다. 대부분의 신도시 땅들은 빈 것처럼 보이지만 적당한 때가 맞으면 순식간에 건물이 올라간다"며 "쓰레기 투기나 불법경작의 경우 막는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다. 처음엔 주기적으로 관리도 했지만 처리하는 것도 다 돈이다. 차라리 경작을 하시면 사람들이 쓰레기라도 덜 버린다"고 답했다.
버려진 채 관리가 되지 않는 빈 땅은 도시 미관을 해치며 불편을 초래하지만 명백한 사유지인만큼 지자체에서 별도로 마련할 수 있는 대책은 없는 상태다.
완산구청에서는 일부 빈 땅을 공영주차장으로 운영하는 공한지 주차장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이 역시 토지 주인의 신청이 필수다.
구청 관계자는 "사유지의 경우는 소유자 본인이 관리해야 한다. 쓰레기 등으로 민원이 발생하면 소유자에게 청결협조나 명령 정도만 가능하지 구청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방법은 없다"며 "쓰레기처럼 보이는 것들도 소유자가 본인의 사유물이라고 주장하면 해결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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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취재부장 / 유성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