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일중 정상회담 직후 정찰위성 발사…군 "공중 폭발"

발사 1시간30여분 만에 조중통 발빠른 보도
"액체산소+석유 발동기 원인으로 초보적 결론"
러시아 기술 지원에도 실패해 김정은 체면 구겨

북한은 27일 군사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했지만 실패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주체113(2024)년 5월 27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1'호를 신형 위성운반 로케트에 탑재하여 발사를 단행하였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부총국장은 "신형 위성운반 로케트는 1계단(단계) 비행 중 공중 폭발하여 발사가 실패하였다"고 말했다.

통신은 "그는 비상설위성발사준비위원회 현장지휘부 전문가심의에서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석유 발동기(엔진)의 동작 믿음성에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초보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언급하였다"고 밝혔다.

통신은 "또한 기타 원인으로 될수 있는 문제점들도 심의할 것이라고 하였다"고 덧붙였다.

우리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전날 국방부 출입 기자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우리 군은 오늘(27일) 오후 10시44분쯤 북한이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서해 남쪽방향으로 발사한 '북한 주장 군사정찰위성'으로 추정되는 항적 1개를 포착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발사체는 오후 10시46분쯤 북한 측 해상에서 다수의 파편으로 탐지됐다"며 실패 사실을 알렸다.

북한의 실패 인정 보도는 발사 1시간30여분 만에 나왔다. 지난해 두 차례의 실패 당시와 마찬가지로 속보 개념이 희박한 북한치곤 빠른 속도로 실패 사실을 즉각 공개했다.

이미 일본 NHK 방송이 폭발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입수해 공개할 정도로 실패가 알려진 상황에서 원인을 두고 제기될 각종 추측·분석을 정리하고, 향후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능력이 있음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번 발사는 북한이 지난해 11월21일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에 성공한 지 188일 만에 기술 진전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지난해 9월 정상회담 이후 다방면에서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로부터 정찰위성 관련 기술을 넘겨받았단 점에서 주목도가 더욱 컸다.

북한은 지난해 5월, 8월 만리경-1호를 탑재한 신형 위성운반 로켓 '천리마-1형' 발사에 두 차례 실패했다.

북한은 1차 실패 당시 발사 약 2시간30분 만에 통신을 통해 천리마-1형이 "정상 비행하던 중 1단계 분리 후 2단계 발동기의 시동 비정상으로 하여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조선(북한) 서해에 추락하였다"고 밝혔다.

2차 실패 때도 발사 3시간도 지나지 않아 "천리마-1형의 1계단과 2계단은 모두 정상비행했으나 3계단 비행 중 비상폭발 체계에 오류가 발생해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세번째 시도에야 처음으로 성공해 만리경 1호를 궤도에 안착시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노동당 중앙위 8기9차 전원회의에서 "2024년에 3개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쏴올릴 데 대한 과업을 천명"했다고 통신은 보도한 바 있다.

추가 발사로 정찰위성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 일단 무산되면서 김 위원장의 체면이 구겨지게 됐다.

이를 두고 27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 맞춰 정찰위성 2호기를 발사하려고 서두르다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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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