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위 방폐장법 끝내 폐기…산업부 "안타깝지만 22대 준비"

해풍법·유통법 등 산업부 법안 21대 국회 넘지 못해
원전 운영 중단 우려…"부지선정 등 행정적 준비부터"

산업통상자원부는 21대 국회에서 결국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고준위법) 등 법안이 무더기 폐기된 것을 안타까워 하며 "22대 국회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최대한 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2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전일까지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총 2만5849건 중 계류된 법안은 1만6392건이다.

이중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 공간 확충을 위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 특별법(고준위 방폐장 특별법)'을 비롯해 송전선 건설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해양풍력 육성을 위한 '해상풍력특별법' 등 산업부의 숙원이던 중요 에너지 법안들이 결국 무더기로 폐기됐다.


산업부는 이번에 폐기된 법안들을 22대 국회에서 다시 준비할 예정이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22대 때 법안을 협의해서 올리겠다"며 "법은 필요하니 지속적으로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추진하는 가운데 행정적으로 우리가 사전에 할 수 있는 부분은 입안 전이라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고준위 특별법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중위) 법안소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계류됐다. 결국 산업부는 22대 국회에서 처음부터 추진해야 한다. 산업부 및 업계 등에서는 상임위원회가 구성된 뒤 의원들이 다시 새롭게 법안을 발의하면, 또다시 여러 쟁점이 나올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심의와 논의를 거치며 소요될 시간을 우려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게 되면 새롭게 법안을 준비하는 의원도 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병합 심의가 될 수 있고, 시민단체 등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쟁점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 그러다 논의가 얼마나 길어질 지도 모르는 일"이라며 "산업부에서는 부지선정 등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다른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위법 없이는 원전 가동에 따라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방폐장의 부지 선정·건설·운영 등을 추진할 수 없다. 산업부와 업계에서는 임시저장시설 포화로 인해 원전 운영이 중단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1977년 우리나라 첫 원전인 고리 1호기 가동부터 반세기 동안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임시저장시설에 잠시 쌓아둔 상태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한빛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율은 80.1%로 2030년이면 한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울 원전의 포화율은 80.5%로 2031년이면 포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2028년 방폐물이 가득 찰 것으로 우려되던 고리 원전의 경우 조밀 저장대를 설치해 2032년으로 포화 시기를 미뤄 놨다. 다만 이 역시 임시방편이기에 근본적인 해결책인 고준위 방폐장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해풍법 역시 업계에서 통과를 기대하던 법안 중 하나다. 해풍법은 해상풍력 발전 산업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입지를 선정해 주고 인허가를 단축해 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복잡한 인허가와 규제로 사업 추진에 애로사항이 많음을 호소해 왔다. 이에 산업부는 정부 주도로 계획적인 보급을 실시하고, 사업 과정을 뒷받침해 해상풍력 보급에 속도를 내려 했다.

하지만 이번 21대 국회에서 해풍법 제정도 결국 무산됐다. 산업부는 기존 제도인 집적화제도를 활용하는 쪽으로 우선 선회한다. 이 밖에 대형마트의 새벽 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개정안에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현행법상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는 의무휴업일을 두고 있는데, 이날에는 온라인 영업도 제한을 받는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선 법 개정 전까지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기초자치 단체장이 바꿀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려 한다"면서 "22대 국회가 출범하면 법안 취지대로 재·개정안을 발의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