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44%·민생지원금 차등 지급….이재명, 여 상대 '민생 정치' 가속

연금 소득대체율 44% 이어 민생지원금 차등 지급 수용
국힘 반대 고수하자 "거부만 하지말고 대안 내놔라"압박
오늘 의총 열어 민생지원금특별법 '민생 1호' 당론 채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 국민 25만원 지급을 골자로 한 민생회복지원금과 관련 "차등 지원도 수용하겠다"며 정부·여당에 협의하자고 제안했다.

연금개혁에 이어 민생지원금까지 '민생정치'로 수권정당의 면모를 부각하며 여당인 국민의힘을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30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골자로 한 '민생위기 특별 조치법'을 민생 1호 당론법안으로 채택해 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전날 이 대표는 정부·여당을 향해 민생회복지원금의 차등 지원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상은 전 국민이나 소득이나 재산에 따라 지급액에 차이를 두겠다는 것이다. 고소득자를 제외하는 선별 지급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이 대표는 고소득층에 대해 '매칭 지원'을 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일정 소득군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본인이 민생회복지원금의 일정 비율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그는 "일정 소득 이하 국민에 대해선 정부가 100% 지원하고, 일정 소득 이상 국민에겐 정부가 70%나 80% 지원하고 본인이 매칭해서 20%, 30% 부담하는 방식의 차등을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제안에 국민의힘은 재차 반대 입장을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민생회복지원금과 관련한 입장은 여러 차례 말씀드렸다"며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반대해 온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차등 지급도 가능하다는 유연한 입장을 내놓았는데도 여당이 단칼에 거절했다"며 "반대만 하지 말고 대안이라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이어 "파산상태에 이른 골목경제를 살리기 위해 긴급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22대 국회 '민생 1호' 법안으로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생회복지원금은 국민 1인당 25만원씩 4인 가구 기준 100만원까지 지역화폐로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13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필요한데 정부·여당이 이를 반대하자 민주당은 행정부의 집행을 건너뛸 수 있는 처분적 법률을 활용한 특별조치법 발의를 시사했다.

다만 여당이 이 대표의 제안을 거부함에 따라 특별법에 지급 방식을 못 박을지는 미지수다. 구체적인 대상과 지급액은 시행령을 통해 결정할 수 있다는 식으로 여지를 남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특검 정국 속에서도 민생과 정책 이슈를 주도하고 있다. 4·10 총선 대승을 발판 삼아 주요 논의를 이끌며 수권정당의 면모를 부각하고 있는 것이다.

21대 국회 임기를 일주일 남긴 지난 23일에는 윤석을 대통령에 국민연금 개혁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영수회담을 제안하며 여권을 연일 코너로 몰아넣은 바 있다.

그는 여당의 '소득대체율 44% 안'을 수용하며 연금법만 따로 표결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정략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을 뿐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국가 과제와 민생을 우선한다는 이미지를 굳혀 정치적으로 상당한 수확을 얻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 대표 측은 "정파적 이득보다 공적 이득을 최우선시하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민생 과제와 개혁 과제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