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의 이후 2주 만에 개최…인상폭 논의 본격 시작
비혼단신 생활비 246만원…최저임금보다 39만원 적어
택배·배달기사 등 최저임금 전면 적용 논의 착수할 듯
지난달 막을 올린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두 번째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논의에 들어간다.
최임위는 오는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2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지난달 21일 1차 전원회의가 열린 지 2주 만이다.
심의는 이미 시작됐지만, 지난 1차 회의는 새롭게 구성된 제13차 최임위 공익위원·사용자위원·근로자위원 간 '상견례' 성격이 컸다. 이에 '1만원 돌파' 등 본격적인 최저임금 수준 논의는 이날 회의에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달 30일 최임위 생계비전문위원회가 논의한 최저임금 심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는 '비혼 단신 근로자 실태 생계비' 분석 결과가 보고될 예정이다.
비혼 단신 근로자 실태 생계비는 지난해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통계학회가 분석한 것으로, 월 245만9769원이다. 전년(2022년) 241만1320원보다 2%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으로, 월 209시간 일했을 때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206만740원이다. 지난해 비혼 단신 근로자 실태 생계비보다 약 39만원 적은 것이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임금수준전문위원회가 논의한 '최저임금 적용효과에 관한 실태조사 분석' 자료도 보고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노사 양측은 최초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다. 노동계는 이날 회의에서 비혼 단신 근로자 실태 생계비 등을 근거로 최저임금의 대대적인 인상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경영계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내세우면서 과도한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심의의 또 다른 포인트는 택배기사나 배달기사, 웹툰작가 등 '도급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논의다.
'도급근로자'란 일의 성과에 따라 임금이 정해지는 근로자를 뜻한다. 통상 근로자와는 달리 근로시간이 아닌 성과를 기준으로 일의 대가를 받는 것이다. 일의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근로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다.
역대 최임위에서 이들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논의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 노동계가 경영계와 정부의 '업종별 차등적용' 요구에 대응해 최저임금 확대 적용 논의를 주장했고, 최임위는 이를 받아들였다.
노동계는 기자회견과 국회 토론회 등을 연이어 열면서 최저임금 확대 적용에 대한 여론을 모으고 있다.
최임위는 사용자위원 9명과 근로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특별위원(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중소벤처기업부 국장급 공무원) 3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특별위원들은 의결권이 없어 사실상 27명의 심의를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이들은 심의 요청을 받은 날부터 90일까지 최저임금을 의결해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심의요청서를 3월29일 발송했기 때문에 올해 심의는 6월27일까지다.
하지만 최임위가 법정 심의 시한을 지킨 적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9차례 뿐이다. 2022년에는 8년 만에 법정 시한을 지켰지만, 지난해에는 시한을 넘겨 110일 만인 7월19일에야 의결했다. 특히 올해는 새 최임위 구성으로 시작이 늦어 심의가 더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이다.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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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