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試 인증기관 탈락에 학교상대 손배소…法 "수업료 돌려줘야"

홍보 믿고 입학했으나 학교 인증 탈락 응시 불가
법원 "학교측 평가인증 유지했어야…채무불이행 해당"

다니던 대학이 국가자격증 시험 인증기관에서 탈락하자 학생이 학교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납부한 수업료 등을 되돌려 받게 됐다.

19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전주지법 강동극 판사는 대학생 A씨가 실용전문학교 대표 B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학교측은 (수업료 잔액) 625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21년 8월 B학교의 2년 과정을 수료하면 동물보건사 국가자격증 응시자격이 주어진다는 학교 인터넷 홈페이지 홍보내용을 믿고 1년치 수업료 870만원을 내고 입학했다.

그러나 B학교는 그해 말 농림축산식품부의 평가인증에서 탈락했다.

농림부가 B학교의 교과과정, 학생들을 가르치는 수의사 숫자 등을 교육여건을 조사한 결과 기준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씨는 B학교의 2년 과정을 수료하더라도 동물보건사 국가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됐다.

A씨는 이런 사실을 5개월 가량 지난 2022년 4월에야 알게 됐다.

A씨는 자퇴하면서 수업료 반환을 요구했으나 학교측은 "학칙에 따라 수업료 일부만 반환할 수 있다"며 218만원만 돌려줬다.

이에 A씨는 나머지 수업료를 모두 받아내기 위해 공단의 도움으로 학교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학교측은 "평가인증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므로 평가인증 탈락은 학교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공단은 "특정 시험의 응시자격 부여가 입학자들의 주요 입학 동기가 되고 학교측이 이를 적극 홍보했다면, 학생들에게 응시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학교가 평가인증에 탈락함으로써 학생들이 시험에 응시할 수 없으므로 이는 채무불이행에 해당하고, 따라서 수업료를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교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평가인증 탈락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A씨의 손해가 확대된 점도 부각했다.

재판부는 "학교측은 A씨에게 625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해 나머지 수업료 전부를 사실상 반환토록 했다.

A씨를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공단 소속 김건우 변호사는 "청년실업이 심각한 가운데 청년 사이에서 전문자격증이 인기를 얻고 있으나, 일부 전문학교들의 관리 소홀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