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제3자 특검 추천'…민주 '반대' 우세 속 일각 '검토'

한동훈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추진할 수도"
민주 안에서도 찬반 의견 나뉘어…공정성 의심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꺼내든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을 두고 민주당 내에선 원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선 여당 합의를 조건으로 한 후보의 제안을 받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전 위원장은 지난 23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뒤, 채 상병 특검법 관련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당 대표가 될 경우 제3자 주도로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제3자 예시로 대법원장을 들었다.

한 전 위원장의 발언 이후 민주당 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법원장을 임명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제3자 주도 특검의 공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24일 라디오에서 "최후의 사법적 판단에 대해서는 (사법) 기관이 하는 것이지, 무슨 대법원장이 수사를 할 수 있는 추천권을 부여받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이런 형태로 특검이 진행됐을 경우에는 오히려 또 다른 반복된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한 전 위원장이 차별화 전략으로서 특검을 수용하는 모습으로 가고 있지만 민주주의 기본 원리를 잘 이해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서 "현재 (민주당이 발의한) 안이 가장 적절하다"며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은) 대통령이 연루돼 있을지도 모르는 범죄이지 않나. 이 범죄를 수사하는데 누가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채 상병 사건이 규명되기를 원한다면 정말 정치적으로 독립적이어야 한다"며 "대법원장도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러니까 (대법원장 추천 특검은) 독립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위원장이 법조인인데 그런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같은 얘기를 한다는 것에 대해서 저는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반면 같은 당의 정성호 의원은 "만약 여당이 합의해 준다고 하면 받을 만하다"며 한 후보의 제안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이번 (6월) 임시회가 7월 4일날 끝나는데, 그 전에 본회의 통과시키겠다는 게 민주당의 목표"라며 "여당에서 그걸 수정안으로 제시하면 민주당도 반대할 이유는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증거를 확보하려면 통화 기록이 말소되기 전에 빨리 확보해야 한다"며 "저는 한 후보가 제시한 안을 이번 회기 때 합의해 본회의에서 의결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밝혔다.

정 의원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한동훈 안을 받을 수 있냐'는 물음에도 "그렇게라도 해야 된다"면서 "여당의 유력한 당권주자 또는 차기 대권주자의 한 사람으로 거론되는 한 후보가 특검의 필요성과 국민의 의구심을 풀어줘야 된다는 것, 민심을 따라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진일보한 거라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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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