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과 닮은꼴…부의장 잃은 민주당 "등원 거부"
후반기 원 구성을 앞둔 충북 충주시의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여당의 의장단 독식 기류에 더불어민주당은 등원 거부로 대응할 태세다.
30일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내달 5~8일 286회 임시회를 열어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각각 선출할 계획이다.
전반기 시의회는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의장을, 민주당이 부의장 자리를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이 과정에서 여야는 후반기도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야당에 안배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의장 후보 선출 과정이 초박빙으로 과열하면서 분위기가 변화했다. 1표가 아쉬운 의장 후보들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 약속을 남발하면서 '여야 협치' 스텝이 꼬였다.
재선의 강명철 의원을 의장 후보로 선출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부의장 자리를 놓고 2명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리위원회 등 실익 없는 위원장 자리를 민주당에 제시하고 있으나 야당 의원들은 펄쩍 뛰고 있다.
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은 "(국민의힘이)부의장을 야당에 양보하는 논의를 시도하기는 했지만 무산된 것으로 안다"며 "2년 전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8석뿐이다. 국민의힘이 과반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본회의 진행과 의장단 선출을 단독으로 강행할 수 있고, 유효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 갈등은 4년 전과 닮은 꼴이다. 여야가 바뀌면서 공수도 맞바뀐 형국이다.
민주당 12명,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7명이었던 민선 7기 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여야는 격렬히 대치했다.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이 의장단을 독식하자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여야 협의 없는 원 구성은 원천 무효"라며 삭발 장외 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 현 박해수 의장과 강명철 후반기 의장 후보가 당시 울분을 토했던 당사자들이다.
박 의장은 "여야 협치를 위해 전반기처럼 야당에 안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의장 후보 역시 '안배'에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으나 당 소속 의원들의 입장차가 첨예해 원내 당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강 의장 후보는 "(부의장을)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당내)협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우선 민주당에 제안할 것은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표결을 통해 (부의장을 민주당에 줄지)결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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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