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
정부, 청약 가입자 이탈 최소화 위해 여러 대책 내놔
"공급 없으니 청약통장 있어도 내 집 마련 희망 없어"
최근 공사비 급증으로 분양가가 크게 오르고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알짜 단지에만 청약 쏠림 현상이 계속되면서 청약통장 무용론이 커지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554만3804명으로 전월(2556만3570명) 대비 0.0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월(2593만6069명)과 비교하면 1년 만에 가입자 수가 39만2265명(-1.51%) 줄어든 것으로, 지난 2020년 11월(2542만9537명)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지난 2022년 초까지 부동산 활황에 힘입어 계속 증가세를 보였으나 같은해 6월(2703만1911명) 최고치를 찍은 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19개월 연속으로 감소, 이 기간동안 총 147만535명의 가입자가 사라졌다.
특히 젊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계속 줄어들자 정부는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다. 올해 2월부터 기존 '청년우대형청약통장' 대비 연 소득 기준을 높이고 이자율도 최대 4.3%에서 4.5%로 향상시킨 데다 납부 한도도 두 배 가까이 확대한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 제도를 시행했다.
여기에 청약 기준도 완화했다. 지난 3월말부터 신생아 특별·우선공급을 신설하고, 부부 중복 청약을 허용했으며, 다자녀 특별공급기준도 완화하도록 했다. 그 여파로 지난 2월부터 통장 가입자가 잠시 증가세를 보였지만, 약 3개월 만인 지난 4월 다시 감소세로 돌아왔다.
이에 정부는 다시 한 번 규제 완화에 나섰다. 지난달 13일 공공분양 청약 인센티브 등에 활용되는 월납입금 인정한도를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높여주는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또 기존 청약저축 및 청약 예·부금 가입자의 주택청약종합저축 전환도 허용해 기존 청약통장 가입자의 이탈 최소화에 나섰다. 아울러 신규 출산 가구는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특별공급 신청 기회를 한 번 더 허용하고, 결혼 전 청약 당첨은 신혼부부 특공 시 배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및 수도권에 위치한 일부 '알짜 단지'의 경우 수요가 몰리면서 청약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당첨 확률은 더욱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부동산인포가 청약홈의 청약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1~6월) 서울 분양시장에서는 총 688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1순위 통장 7만2000여건이 몰리며 평균 10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국 기준으로 보면 총 6만943가구가 분양됐음에도 평균 경쟁률은 6.22대 1(37만8894건 접수)에 그쳤다.
또 전체적으로 분양가가 오르면서 청약의 매력도 자체도 떨어지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1842만6000원으로 1년 만에 13.98% 올랐다. 서울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3869만8000원으로, 같은 기간 24.35%나 뛰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주택시장은 원자재값 급등에 인건비 상승, 고금리로 공급이 막혀있다"며 "공급물량이 없으니 청약통장만 들고 기다린다고 해도 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이 없고, 이에 차라리 급매를 사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실수요자들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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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