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도 모른다" 갓난아기 버리고 5년 숨긴 미혼모 징역 5년

유기한 뒤 정부 보조금 1500만원 상당 받아 챙겨

생후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자신의 아이를 버린 사실을 5년 넘게 숨겨 온 미혼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부장판사 이재욱)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16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 관련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7년 10월 당시 생후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여아를 유기한 뒤 5년여 동안 정부 보조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1월 울산의 한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 소집에 취학연령이 된 A씨의 딸이 나타나지 않자 학교 측이 소재 파악에 나서면서 드러났다.

학교 측이 수사를 의뢰하자 A씨는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가 자신이 2017년 10월 무렵 당시 생후 3개월도 안된 아이를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지목한 유기 장소 여러 곳을 살폈으나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뒤라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경찰과 검찰은 DNA 검사 등을 통해 울산과 부산지역 아동보호시설도 확인했으나 현재까지 A씨 딸의 행방은 물론 생사 여부조차 알 수 없는 상태다.

A씨는 아기를 유기한 사실을 숨긴 채 2022년 말까지 정부 양육수당과 아동수당 등 1500만원 상당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재판부는 "A씨는 아이를 어디에 버렸는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행방에 대한 아무런 단서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아이의 생사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부모나 아이의 친부도 아이의 행방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고 모든 책임을 A씨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홀로 어렵게 출산한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고 당시 경제적 능력도 없었던 점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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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